지난달 국내 항공·단체여행 요금이 약 8년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라 여행객들이 국내보다 해외로 발길을 돌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항공료·단체여행비, 8년 만에 최대 하락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항공료 물가지수는 109.13(2020년이 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9.7% 하락했다. 국내 항공료 상승률은 작년 6월 19.5%로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이어가다 5월(-5.0%)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6월 -7.8%에 이어 7월까지 점차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국내 단체여행비 물가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9.3% 떨어졌다. 국내 단체여행비 물가지수는 지난해 6월(31.4%)에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 7월 국내항공료는 2015년 11월(-9.7%) 이후, 국내 단체여행비는 2015년 10월(-11.6%)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국내 항공·여행비의 하락은 5월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조치 대부분을 해제하고 출입국 관련 규제도 풀면서 본격화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방역 규제가 풀리면서 휴가지로 제주도 등 국내가 아닌 해외를 선택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다.

7월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105만9165명으로, 전년 대비 14.3% 감소했다. 올 상반기 국내선 항공기 교통량도 11만7692대로, 지난해보다 10% 감소한 반면 국제선 교통량은 23만372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5% 증가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7월 25일부터 8월15일까지 공항 이용객 수가 하루평균 17만8000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같은 기간(하루평균 6만3000명)의 세 배에 육박하는 숫자다. 수요가 폭증하면서 7월 해외 단체여행비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2% 올랐다.

국내 항공료가 하락한 데는 유류할증료가 인하된 영향도 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국제 유가(싱가포르 항공유 기준) 등락에 따라 운임에 부과하는 요금이다. 편도 기준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6월 9900원에서 7월 7700원으로 22.2% 인하됐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