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열 유안타증권 골드센터목동점 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박준열 유안타증권 골드센터목동점 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올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반도체와 2차전지가 주도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종목간 극심한 차별화를 보였다. 기업 이익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하반기 주식시장의 화두는 또 다시 반도체와 2차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반기 이미 많이 오른 주가로 인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하반기 상승 폭이 작아질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준열 유안타증권 골드센터목동점 부장은 2차전지가 최근 3년 이상 국내 증시를 이끌었지만 지금부터는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2차전지 투자를 한다고 해서 오르는 시장은 이제 끝났다"며 "내년, 내후년에 어느 섹터가 상승할지 공부하면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유망 종목으로는 반도체를 제시했다. 반도체는 최근 재고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내년 이후 시장 전망이 좋아 계속해서 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HBM이라는 고사양칩이 만들어내는 밸류체인으로 전체 반도체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게 박 부장의 분석이다.

"반도체 내년 이후 시장 전망 밝아…지금부터 담을 때"


그는 "2017년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투자가 발생하면서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올랐다"며 "인공지능(AI) 촉발하는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성장 중인 가운데 그 성장의 시작은 내년 중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장은 증권사 내 다양한 부서를 거친 멀티 플레이어다. 2001년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에 입사해 IT기획, 보안쪽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마케팅본부, 퇴직연금 부서, 감사실 등을 거쳐 2016년 말부터 지점에서 프라이빗 뱅커(PB)로 근무 중이다.

그는 2016년부터 지금까지 매월 유안타증권 골드센터목동점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Y투자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영업을 하지 않는 주말 이틀 동안 증권사 지점에서 재무제표분석에 기초한 가치투자, 퀀트, 기술적 지표를 이용한 조건검색, 시스템트레이딩 활용한 투자 등의 교육을 제공한다. 투자자들에게 말로만 공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과 달리 그는 직접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박 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을 때를 제외하고 매달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총 100회 이상의 교육이 진행됐고 회당 평균 11명의 투자자들이 참석해 지금까지 만난 고객만 약 12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교육에 참가한 투자자들은 적정가치 구하기, 차트분석 등을 통해 실제 자신의 투자에 적용해 수익을 내기도 한다. 박 부장은 "증권사 직원은 이런 자리에서 특정 종목에 대한 언급을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대형주 위주로 실습을 진행한다"며 "올 초 차트분석 수업을 진행할 때 현대차를 분석하면서 적정가치 대비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얘기를 나눴는데 몇 달 후 당시 교육에 참석했던 고객이 실제 현대차 주식을 매수해 20% 이상의 수익을 실현했다는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은 코로나19로 Y투자교실이 중단된 틈을 타 미국회계사(AICPA)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는 세무사 시험 2차를 준비 중이다. 내년 11월쯤에는 세무사 자격증을 취득해 세무 상담까지 같이 제공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그는 "처음에는 상품을 판매하려는 목적의 교육인가 싶어서 고객분들이 의심을 갖기도 하는데 교육이 끝난 후 참석했던 고객들로부터 고맙다는 문자를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며 "저 역시 계속 노력하고 공부해 더 많은 투자자들의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투자에 도움이 되는 유안타증권만의 상징적인 투자교실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매매 스타일 찾아야…주식 외엔 공모주 펀드 관심"

박준열 유안타증권 골드센터목동점 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박준열 유안타증권 골드센터목동점 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박 부장은 최근 투자자들의 고민은 '자신만의 매매 스타일을 찾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흔히 말하는 2차전지 '포모(뒤처짐에 대한 공포)'로 인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많이 느끼고 어떤 주식을 투자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내가 어떤 매매 성향인지 파악하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나만의 매매 패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일반 투자자도 전문가처럼 3개월 또는 반기에 한 번씩 자신이 투자한 종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을 왜 샀는지부터 검토해보고 그 이유가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면 손절매 또는 익절을 주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100번 주식 투자를 하면서 40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이 승률을 높이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라며 "더 많이 이기기 위해 당연히 들어가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손절매가 훨씬 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장은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노력과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장 변동성을 이해하고 기업 분석, 투자 전략 개발, 리스크 관리 등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노력이라는 조언이다.

그는 "최근 유튜브, 텔레그램 등에서 다양한 정보와 종목 추천들이 나오고 있지만 잘못된 투자로 큰 손실을 본 투자자를 많이 봤다"며 "그만큼 정보의 선별이 중요하며 정보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관심과 꾸준한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주식 외에 투자할 만한 상품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박 부장은 공모주 펀드를 언급했다. 올 상반기에 31개 정도 기업이 상장했는데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평균 수익률이 80% 정도로 높을 수익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에코프로머터리얼즈나 두산로보틱스, 서울보증보험 등 대어급 회사들이 심사청구를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기업공개(IPO) 성공여부에 따라 하반기 IPO 시장의 활황과 더불어 수익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박 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원래 올해 말까지였던 코스닥벤처펀드,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공모주 우선배정 의무가 2025년 말까지 연장됐다"며 "하이일드 펀드의 경우 1인당 펀드 가입금액 3000만원까지 발생하는 이자소득 및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 혜택이 있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고객분들 또한 공모주 펀드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