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실명제'로 패션 대중화 이끄는 동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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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이재수 동광인터내셔날 회장
라벨에 디자이너 이름 새겨
SOUP 등 중저가 여성의류 선도
이재수 동광인터내셔날 회장
라벨에 디자이너 이름 새겨
SOUP 등 중저가 여성의류 선도
여성캐주얼 브랜드 숲(SOUP)의 라벨을 자세히 보면 ‘디자이너 : 김OO’이라고 적혀 있다. 다른 패션브랜드에는 없는 동광인터내셔날의 독특한 특징이다. 이재수 동광인터내셔날 회장은 “품질경영을 극대화해 마케팅 적중률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10년 전부터 이 같은 디자이너 실명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동광인터내셔날은 여성 영캐주얼 SOUP, 비지트인뉴욕과 함께 캐주얼 애드호크와 UCLA 브랜드를 보유한 의류 제조기업이다. 플라터너스, 디케이앤코 등의 관계사를 거느리고 있다. 20~30대 여성이 주요 고객인 동광인터내셔날은 여성 중저가 영캐주얼업계에선 선두주자로 꼽힌다.
5만~20만원대의 옷을 만드는 ‘박리다매’ 전략을 표방하지만 품질 경쟁력도 중시한다. 디자인 실명제를 도입한 것도 품질경영의 일환이다. 옷걸이에 걸리지 못하고 행사장 매대에 ‘누워 팔리는’ 제품(떨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디자인 실명제를 도입한 뒤로 판매율이 20% 정도는 향상된 것 같다”며 “계절 기획상품도 다른 업체들처럼 품질이 떨어지는 원단을 쓰지 않고 덜 남기더라도 차별을 두지 않으면서 품질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자인 실명제에 이름을 올리는 디자이너는 30여 명. 잘 팔리는 상품을 만든 디자이너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의류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국제상사에서 10년간 의류 생산 및 기획을 담당했다. 회사를 옮긴 뒤엔 리바이스, 겟유스드, 보이런던 등의 브랜드를 출시하며 관록을 쌓았다. 1998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외국 브랜드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던 무렵 창업에 나섰다. ‘지피지기’가 그의 작품이다. 여성캐주얼 시장에 뛰어든 건 1999년 SOUP 브랜드를 내놓으면서다. 패션의 대중화를 내세워 틈새시장이었던 중저가 의류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가성비 못지않은 품질 유지를 위해 원단을 저렴하게 조달하고 직거래 생산을 확대해 원가를 낮췄다.
지속적인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코로나19는 동광인터내셔날에도 위기였다. 매출은 해마다 늘어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분위기는 지난해 들어서야 반전됐다. 지난해 동광인터내셔날과 관계사는 총매출 2676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을 기록했다.
동광인터내셔날이 코로나19를 수월하게 넘어선 데는 운도 따랐다. 가산디지털밸리에 있던 3층짜리 본사를 개발해 속칭 대박이 났다. 지상 20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로 탈바꿈한 이곳은 코로나가 닥치기 전 분양이 끝났다. 동광인터내셔날은 이달 말 새 사옥에 입주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 회장은 “3040 여성층에 맞는 신규 브랜드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2019년 41조원이었으나 지난해 46조원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침체를 벗어나 성장세로 돌아서는 추세다.
이 회장은 매일 오전 6시면 대모산을 오른다. 30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은 그만의 루틴이다. 그는 “산을 오르다 보면 경영적인 고민에 대한 해법이 나오곤 한다”며 “산은 교과서”라고 강조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
동광인터내셔날은 여성 영캐주얼 SOUP, 비지트인뉴욕과 함께 캐주얼 애드호크와 UCLA 브랜드를 보유한 의류 제조기업이다. 플라터너스, 디케이앤코 등의 관계사를 거느리고 있다. 20~30대 여성이 주요 고객인 동광인터내셔날은 여성 중저가 영캐주얼업계에선 선두주자로 꼽힌다.
5만~20만원대의 옷을 만드는 ‘박리다매’ 전략을 표방하지만 품질 경쟁력도 중시한다. 디자인 실명제를 도입한 것도 품질경영의 일환이다. 옷걸이에 걸리지 못하고 행사장 매대에 ‘누워 팔리는’ 제품(떨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디자인 실명제를 도입한 뒤로 판매율이 20% 정도는 향상된 것 같다”며 “계절 기획상품도 다른 업체들처럼 품질이 떨어지는 원단을 쓰지 않고 덜 남기더라도 차별을 두지 않으면서 품질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자인 실명제에 이름을 올리는 디자이너는 30여 명. 잘 팔리는 상품을 만든 디자이너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의류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국제상사에서 10년간 의류 생산 및 기획을 담당했다. 회사를 옮긴 뒤엔 리바이스, 겟유스드, 보이런던 등의 브랜드를 출시하며 관록을 쌓았다. 1998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외국 브랜드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던 무렵 창업에 나섰다. ‘지피지기’가 그의 작품이다. 여성캐주얼 시장에 뛰어든 건 1999년 SOUP 브랜드를 내놓으면서다. 패션의 대중화를 내세워 틈새시장이었던 중저가 의류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가성비 못지않은 품질 유지를 위해 원단을 저렴하게 조달하고 직거래 생산을 확대해 원가를 낮췄다.
지속적인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코로나19는 동광인터내셔날에도 위기였다. 매출은 해마다 늘어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분위기는 지난해 들어서야 반전됐다. 지난해 동광인터내셔날과 관계사는 총매출 2676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을 기록했다.
동광인터내셔날이 코로나19를 수월하게 넘어선 데는 운도 따랐다. 가산디지털밸리에 있던 3층짜리 본사를 개발해 속칭 대박이 났다. 지상 20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로 탈바꿈한 이곳은 코로나가 닥치기 전 분양이 끝났다. 동광인터내셔날은 이달 말 새 사옥에 입주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 회장은 “3040 여성층에 맞는 신규 브랜드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2019년 41조원이었으나 지난해 46조원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침체를 벗어나 성장세로 돌아서는 추세다.
이 회장은 매일 오전 6시면 대모산을 오른다. 30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은 그만의 루틴이다. 그는 “산을 오르다 보면 경영적인 고민에 대한 해법이 나오곤 한다”며 “산은 교과서”라고 강조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