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단기 변동성 커지고 상방 압력 가능성"
"달러와 미국 국채 금리 추이가 바로미터…달러는 점진적 약세 전망"
증권가 "여름랠리 속 단기 조정 그쳐…달러·미 국채금리 주목"(종합)
국내 증권가는 3일 국제 신용평가사가 12년 만에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이 여름 랠리에 단기간 영향을 주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국내 금융시장은 다소 부침을 보이기도 했으나 전날과 비교하면 다소 안정을 찾았다.

증시는 혼조세로 마쳤고 환율은 소폭 올랐다.

코스피는 장중 2,600 아래로 내려갔다가 소폭 만회해 전날보다 0.42% 떨어진 2,605.39로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900선을 내주기도 했으나 전날보다 1.16% 오른 920.32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0.6원 오른 1,299.1원에 마감했다.

전날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량으로 내다 팔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9%, 3.2% 하락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12년 만의 미국 등급 하향에 그동안 많이 오른 주도주를 중심으로 비중을 축소했다"며 "미 등급 강등은 위험자산 단기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부채한도 관련 불확실성은 이미 소화됐고 디폴트(채무 불이행), 신용등급 강등 이슈도 일정 부분 선반영됐다"고 말했다.

이남강·최제민·홍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투자자 입장에서 미국 재무부의 채무 불이행을 고민하는 투자자는 없는 데다 미국 국채는 무위험 자산에 가깝기 때문에 등급을 내렸다고 이를 매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자체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2011년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때와 달리 이번에는 신용등급 강등으로 금융 불안이 확산할 가능성이나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다만 "단기적으로 등급 강등 요인이 시장에서 해소되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상방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달러화의 점진적인 약세와 원화 강세 전망을 유지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름 랠리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는 시점에 미국 등급 강등 악재가 발생해 금융시장의 단기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지는 달러와 미국 국채 금리 추이가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달러 강세와 미 국채금리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금융시장이 느끼는 압박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증시는 중기적 추세 하락보다 단기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변 연구원은 우선 물가 상승(인플레이션)과 고금리에도 미국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안정적이어서 이번 등급 강등으로 위기 확산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러는 2011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10년 이상 강세 사이클을 경험했고 현재 미국 긴축이 멈출 시점이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변 연구원은 "코스피는 단기 조정을 보이면서 연초 이후 상승 추세의 저점 연결대인 2,500대 후반에서 지지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회복 중인 기초여건(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인 만큼 주식 비중확대 기회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