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제 역할 못 해" 비판… 'G7 해체'도 주장
'중재역' 자처했던 룰라 "푸틴·젤렌스키, 평화협상 준비 안 돼"
한때 우크라이나전쟁 중재역을 자임하고 나섰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현시점에서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AFP·EFE통신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연 외신 기자회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모두 "(평화 협상을 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양국 협상 의지가 있을 때 평화 제안이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원할 때를 대비해 다른 국가들과 함께 평화안을 내놓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룰라는 양국 정상 또는 대표단을 한 자리에 앉혀 종전을 협의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립국 주도로 '평화 그룹'을 구성하고 싶다는 의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종전 노력 부재를 꼬집으며 비판하기도 했다.

룰라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가 (제 역할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은 이라크를, 프랑스와 영국은 리비아를 침공했고, 지금은 러시아가 그렇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부당한 거부권 행사를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룰라는 서방 선진국 모임인 주요 7개국(G7) 회의는 더 이상 존재해선 안 되며, 주요 20개국(G20) 위주로 논의의 장을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은 러시아, 중국, 인도, 남아공 등과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G7에 맞서 브릭스(BRICS)를 출범해 운영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반미 국가인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여러 나라가 브릭스 가입을 타진하는 데 대해선 "요건을 충족하는 한" 새로운 회원국을 허용해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재차 피력하면서, 서방의 영향력이 큰 국제통화기금(IMF)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룰라 대통령은 "신개발은행(브릭스 은행)은 IMF보다 더 관대해야 한다"며 "IMF가 종종 하는 것처럼 한 국가를 몰락시키는 걸 촉진하기 위해 세운 은행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