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원, '미스터리 증세' 원인 찾아 치유 시험
"완치자 10∼30%가 수개월간 피로·감각상실 등 고통"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후 장기 후유증(롱코비드)의 가능한 치료법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NIH는 이날 이번 연구를 코로나19의 장기적인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11억5천만달러(약 1조4천761억원) 규모의 리커버(RECOVER)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명하면서 우선 두 가지 시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NIH는 첫 번째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중 일부 또는 잔재가 인체에 남아 롱코비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론을 확인하기 위해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25일간 복용했을 때 증상이 완화되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5일간만 복용한다.

두 번째로는 브레인 포그'(brain fog·뇌 흐림,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증상)와 다른 인지 문제에 대한 치료법으로 포짓 사이언스의 브레인 HQ 인지훈련 프로그램 등이 효능이 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NIH는 이어 수개월 내에 기립성 빈맥증후군(POTS)을 포함하는 자율신경계와 수면 장애 치료법에 대한 시험에 들어가며 운동불내성(Exercise intolerance)과 피로에 대한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NIH는 그동안 리커버 프로젝트를 통해 2만4천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관찰연구를 해왔으며 이를 통해 가장 흔하고 힘든 증상을 파악하고 시험에 들어갈 다면적인 치료법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NIH는 일단 먼저 실시할 치료법의 시험대상을 최대 900명으로 잡고 있으며 통상 한 번에 한 개의 치료법을 시험하는 통상적인 경우와는 달리 이번에는 수시로 다른 치료법을 추가하는 유연한 방식으로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롱코비드를 연구해온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학의 지야드 알 알리 박사는 NIH의 치료법 연구가 많이 늦었고 규모 면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지만, 방향은 올바르게 잡았다고 평가했다.

롱코비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나은 뒤에도 길게는 수개월에 걸쳐 지속되는 후유증으로 아직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롱코비드 증상은 100가지가 넘는데 피로, 두통, 후각·미각 상실, 기침, 호흡 곤란, 브레인 포그, 기억 상실, 위장 장애, 근육통, 심계항진(불규칙하거나 빠른 심장 박동이 느껴지는 증상), 당뇨병 등이 포함된다.

일부는 일상적인 가사일 같은 활동을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한다.

최근 나온 연구 결과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의 10~30%가 최대 9개월까지 이런 다양한 증상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라진 몸 되돌린다…미, 롱코비드 치료법 연구 착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