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부산항 옛 연안터미널 출항…8시간 뒤 쓰시마 도착
이즈하라항 축제 연계해 선상박물관 운영·전통 공연 등 선봬
부산문화재단 "문화교류 통한 평화 메시지, 양국에 퍼졌으면"
'평화의 사절' 조선통신사선 212년 만에 사행길 올라
'평화의 사절' 조선통신사선이 1일 212년 만에 일본 사행길에 올랐다.

1811년 순조 때 12차 조선통신사의 마지막 사행 이후 이번이 13차 항해를 잇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부산문화재단은 이날 오전 10시 부산항 옛 연안여객선 부두에서 조선통신사 재현선이 출항해 현재 순조롭게 항해 중이라고 밝혔다.

출항에 앞서 지난달 28일 부산시 동구 영가대에서 사행길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해신제가 열렸다.

이번 항해에 나서는 선박은 2018년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복원한 조선통신사선이다.

조선통신사 재현선은 149t에 길이 34.5m, 너비 9.3m, 높이 5m, 돛 22m 규모로 건조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조선통신사선의 주요 치수가 실린 '증정교린지'(增正交隣志)와 '헌성유고'(軒聖遺稿) 필사본(1822)에 나온 전개도 및 평면도, 선박 운항실태가 적힌 계미수사록(1763) 등 각종 자료를 참고해 설계에 반영했다.

배는 강원도 삼척과 홍천 등지에서 가져온 소나무와 참나무로 만들어졌다.

'평화의 사절' 조선통신사선 212년 만에 사행길 올라
조선통신사선은 8∼9노트 속도로 7∼8시간 항해 후 이날 오후 쓰시마 히타카츠항에 입항 예정이다.

이어 2일 오전 인근 이즈하라항에 입항해 당분간 정박한다.

4일에는 쓰시마시 측에서 조선통신사선을 맞이하는 입항 세리머니를 열 예정이다.

조선통신사선은 쓰시마 이즈하라항 축제와 연계해 5∼6일 이틀간 선상 박물관을 운영, 쓰시마 시민들에게 조선통신사선 관련 해설과 함께 선상 전통 공연 등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부산문화재단은 이번 행사를 위해 오랜 기간 준비를 해왔다.

2019년 쓰시마 이즈하라항 축제에 맞춰 입항을 예정했으나 당시 한일 관계 악화로 무산됐다.

이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협력해 2020∼2021년 '조선통신사 활용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올해 6월 17일에는 일본 쓰시마에서 4자 업무협약(부산문화재단,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쓰시마시, 이즈하라항축제진흥회)을 체결하면서 이번 행사를 추진했다.

이미연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행사는 외교사절단으로서 조선통신사의 의의를 다시 한번 알리고, 문화를 통한 평화 구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13차 항해 사업이 갖는 평화의 메시지가 한국과 일본 양국 국민에게 널리 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1592)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일본 실권을 장악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막부(1603)가 조선과 국교회복을 희망하며 사절단 파견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1607년부터 200여년에 걸쳐 모두 12차례 일본을 왕래한 조선통신사는 두 나라 간 '평화의 사절'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