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장기화로 일반병동 폐쇄…센터 중환자실 한때 포화 위기
외상센터장 "중증 환자 제때 수용 위해 센터 인력 복귀" 요청
"구급차 뺑뺑이 우려"…부산 유일의 부산대외상센터 운영차질
부산대병원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부산 유일의 중증 외상환자 치료를 위한 권역외상센터 운영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부산대병원 등에 따르면 권역외상센터 부장단은 최근 내부망에 호소 글을 올리며 노조에 외상센터 인력만이라도 복귀해 달라고 요청했다
부산대병원 외상센터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중증의 외상환자(추락, 해양 사고, 교통사고, 산재 등)들을 받아 환자 생명의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전문의가 24시간 대기하면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이곳에는 응급실 2병상, 중환자실 43병상, 일반 병상 82개가 있는데, 현재 노조 파업으로 응급실과 중환자실만 정상 운영되고 일반병상은 가동되지 않고 있다.

외상센터의 경우 다음 환자를 위해서 환자의 생명이 유지될 정도의 '급성기'만 지나면 중환자실을 비우고 일반 병상으로 옮겨 치료를 해왔다.

하지만 이번 파업으로 일반 병상 운영이 중단되면서 중환자실에서 바로 다른 병원으로 옮겨 병상을 확보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김영대 외상센터 센터장은 "급성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중증 환자여서 이를 받을 여력이 되는 병원이 많지 않다"면서 "현재 의료진들이 전원에 엄청난 힘을 쏟는 각고의 노력을 하며 겨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다른 병원으로 전원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중환자실 병상이 위태로운 상황까지도 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에는 외상센터 중환자실 침상이 단 1개만 남아 있었을 정도로 센터 운영이 긴박하게 돌아갔다.

김 센터장은 "병상에 여유가 없으면 병원 바로 옆에서 사고가 나도 돌려보내야 할 상황"이라면서 "외상환자를 제때 수용할 수 없어 우리 지역 중증외상 환자가 구급차 안에서 뺑뺑이 도는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31일 기준으로 중환자실 병상은 다시 8개가 확보돼 한숨은 돌린 상태다.

김 센터장은 "중증 의심 외상 환자 중에서도 절박한 환자 중심으로 환자 수용을 제한하며 겨우 유지하고 있다"면서 "외상센터와 일반병상이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중증의 환자를 놓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외상센터 인력만이라도 현장에 복귀해 달라"고 요청했다.

부산대병원 노사는 파업 19일 차인 이날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부산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투쟁방안을 알리는 '5대 특별결의'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