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카페 모습. 한경DB
서울 시내 한 카페 모습. 한경DB
수도권 소재 중소기업 A사 대표는 공장 안에 카페를 만들어달라는 20~30대 직원의 요구에 부응하려고 연초 창고 개조를 준비했다. 하지만 카페 설치를 위해 알아보던 중 당국으로부터 건축물 용도변경을 허가받아야만 한다는 규제 탓에 결국 포기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점심 식사 후 아메리카노 한잔하려면 차를 타고 10여분 나가야 한다”며 “직원 복지 차원으로 카페를 설치하려고 했더니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에 따라 조경시설까지 구비해야 하고 이행요건이 너무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공장 내 카페를 설치하려면 건축물 용도를 변경해야 하는 법규가 구시대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현행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직장 등에서의 카페 설치는 구내식당 내부에서만 가능하다. 2016년 규제 완화 일환으로 구내식당 내 카페 설치는 휴게음식점으로 용도 변경 없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구내식당이 없는 상태에서 카페만 별도로 만들려면 여전히 건축물 용도를 변경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방에서는 공장 안에 카페나 매점을 암묵적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며 “불합리한 법을 개정해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관련 업무를 소관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등은 휴게음식점으로 등록이 돼야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어서 정부 일각에선 사내복지시설로서 카페를 운영할 경우, 용도변경 없이 설치할 수 있지 않겠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구내식당 성격이 강한 만큼 이용객을 공장 내 직원으로 제한하는 등 단서를 달면 풀 수 있을 텐데 아직 규제 해소가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형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