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정부 개편 발목 잡는 건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것"
민주당 회의 불참…"우주항공청 관심 없으면서 보여주기 쇼"
과방위 '반쪽회의'…與 "역사의 죄인" vs 野 "용산에 충성 경쟁"(종합)
파행 사태가 두 달째 이어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26일 열렸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반쪽 회의'로 진행됐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김효재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등이 출석해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만을 상대로 업무보고를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주항공청 설립, KBS 수신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과 관련한 현안질의를 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이 단순 발사체를 떠나 원자력 발전 시스템, 태양열, 우주 관광, 우주쓰레기 제거 등 다양한 분야를 선점했다"면서 우주항공청 설립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윤두현 의원은 "가짜뉴스가 많은데 방심위가 일손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손을 안 대고 있다"며 "가짜뉴스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게 행정기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허은아 의원은 방통위 질의에서 "KBS 사장이 수신료 분리 징수 시행령이 통과되자 공익 프로그램 축소·폐지가 불가피하다고 한다"며 "방만 경영을 개선하고 경영 효율화를 추진해서라도 공익 프로그램을 지키겠다고 약속하는 게 먼저다.

방통위가 실제 축소하는지 감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석준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 한일관계가 냉각기에서 벗어나면서 일본이 우리에게 나름 성의를 보인 것들이 있다"면서 유 원자력안전위원장에게 일본과의 협상 상황을 질의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과학기술 입법이 주 업무인 국회 과방위에서 실기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자존심도, 정당 간의 정치적 계산도 국익 앞에 용납될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재개된 회의에서도 민주당을 향해 "신임 대통령이 정부 조직 개편하겠다고 하는데 못하게 발목 잡는 것은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비난을 이어갔다.

이어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철학을 펼칠 수 있도록 해주고, 성과가 없으면 얼마든지 따지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 "우주항공청 등 현안을 인질로 잡아서 발목을 잡는 행태는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 등 야당 과방위원들은 이날 오전 회의 참석 대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장 위원장이 자신의 독무대인 양 막장 쇼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애초 상임위 정상화나 우주개발전담기구에는 단 1도 관심 없으면서 오로지 용산을 향한 충성 경쟁과 보여주기식 쇼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후 별도 논평을 내고 "장 위원장이 국회 상임위장을 국민의힘 당정협의장으로 만들었다"면서 "법안(우주항공청 특별법)이 발의된 지 4개월이 다 돼가도록 아직도 준비 중이라는 앵무새 발언만 이어가는 부처(과기부)를 믿고 어떻게 법안을 통과시키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과방위는 우주항공청 특별법과 수신료 납부 문제 등을 둘러싼 여야의 강 대 강 대치 속에 장 위원장이 선임된 지난 5월말부터 정상적인 회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