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판 없는 특별식에 특별 디저트…육군 "모든 복지회관 점검"
군인권센터 "백마회관서 9사단 지휘부 '16첩 반상' 특혜"
경기 고양시에 있는 육군 복지시설 백마회관에서 육군 제9보병사단 지휘부가 메뉴판에 없는 음식을 수차례 제공받는 등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이하 센터)는 26일 서울 마포구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단 지휘부가 16첩 반상 한정식, 홍어삼합, 과메기, 대방어회 등 메뉴판에 없는 특별메뉴와 회관병이 직접 만드는 수제 티라미수 등 특별 디저트를 자주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사단장·부사단장·참모장·사단 주임원사 등 사단 지휘부가 주최하는 모임을 위해 쓰이는 별도의 VIP룸이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8일부터 올 7월15일까지 약 9개월 간 9사단 지휘부는 이 회관에서 총 120회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특별메뉴 주문 12회, 수제 티라미수가 포함된 특별 후식 제공 45회, 수제 티라미수를 제외한 특별 후식 제공 21회(메뉴와 후식 모두 받은 경우 중복집계) 등을 제공받았다.

센터는 김진철 전 9사단장은 지난해 11월 교회 신자 25명의 모임을 열어 16첩 반상 한정식을 제공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에는 백마회관에서 조선대 학군단 임원단의 사단장 격려 방문 만찬이 열렸다.

김 전 사단장은 조선대 학군단 출신이다.

이때 회관병들은 초콜릿 가루로 '조선'이라고 쓴 티라미수를 만들었고 소주병에 '조선처럼' 스티커를 붙였다고 센터는 주장했다.

센터는 "회관병들이 다수의 일반 손님뿐만 아니라 지휘부의 '황제식사'를 대접하느라 주 68시간 이상의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백마회관의 회관병 편제는 2명이지만 총 10명이 근무하고 이 가운데 2명은 과로로 슬개골연골연화증 등에 걸렸다고 전했다.

군인권센터 "백마회관서 9사단 지휘부 '16첩 반상' 특혜"
임태훈 센터 소장은 "복지시설 운영에 병사를 데려다 쓴다는 것은 인력 운영 정책의 관점에서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고 채수근 상병의 장례가 진행 중이던 지난 21일에도 사단장, 행정부사단장, 작전부사단장, 참모장, 사단 주임원사 등 9사단 지휘부는 전역하는 참모장의 송별회 명목으로 백마회관에 모여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육군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해당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부대 복지회관 운영과 관련해 제기된 사안을 전반적으로 살피고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과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엄정하게 취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육군 내 모든 복지회관을 점검하고 회관병의 복무 여건과 근무 환경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