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7.7% 늘어 전국 3위…대러시아 교역 확대·블라디보스토크항 개방 효과

중국과 러시아의 교역 및 경제 협력 확대 속에 대러시아 교역 관문인 지린성의 올해 상반기 경제 성장률이 '수출 기지' 광둥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교역 관문 中지린, 상반기 성장률 '수출기지' 광둥 제쳐
26일 지린성 통계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린의 국내총생산(GDP)은 6천147억1천100만위안(약 11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중국 평균 성장률 5.5%보다 2.2%포인트 높은 호실적이다.

지금까지 올해 상반기 GDP를 발표한 25개 성(省)급 행정구역 가운데 상하이(9.7%), 하이난(8.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었다.

수도 베이징(5.5%)과 중국의 제조업 거점이자 수출 기지인 광둥(5%)의 성장률도 앞질렀다.

지린성은 1분기에는 8.2%의 성장률을 기록, 전국 31개 성급 행정구역 가운데 1위에 오른 바 있다.

중국의 '러스트 벨트(쇠락한 산업단지)'로 불리는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에 속하는 지린성의 상반기 고성장은 작년 방역 봉쇄에 따른 경제 충격의 기저 효과의 영향이 커 보인다.

지린성은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하자 3월부터 두 달가량 성도(省都)인 창춘시와 제2도시 지린시를 전면 봉쇄, 이치자동차의 창춘 5개 공장 등 생산시설 가동이 중단됐고, 주민 외출도 금지됐다.

이 여파로 작년 1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9%로, 중국에서 유일하게 역성장했고, 2분기에도 -4.5%를 기록했다.

다만 지린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봉쇄로 홍역을 치렀던 동북3성의 랴오닝과 헤이룽장의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각각 5.6%, 4.7%에 그쳤다는 점에서 지린의 고성장을 단순한 기저 효과로만 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의 공고해진 밀착 관계 속에 대러시아 교역 창구 역할이 커진 효과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지린성의 올해 1분기 대러시아 교역 규모는 57억3천만 위안(약 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3% 증가했다.

또 올해 1∼5월 지린성의 대러시아 자동차 수출은 3만7천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1% 급증했다.

여기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내륙 화물 교역 중계항'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남방과의 교역이 확대된 것도 지린의 높은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내륙 화물 교역 중계항이란 외국의 항구를 자국 지역 간 교역항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관세와 수출입 관련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러시아 교역 관문 中지린, 상반기 성장률 '수출기지' 광둥 제쳐
이에 따라 종전 식량과 석탄 등 지하자원을 중국 남방으로 운송하려면 1천㎞ 떨어진 랴오닝성 다롄항을 거쳐야 했던 것이 지린성 훈춘에서 200㎞ 떨어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하면 돼 지린과 남방의 교역 확대 길이 열렸다.

지난 10일 훈춘에서 러시아 극동 연안 도시 카메소와야를 운행하는 350g 미만 소포 운송 전용열차가 개통돼 지린의 대러시아 교역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카메소와야를 거쳐 러시아 전역으로 배송되는 이 열차는 화물트럭 운송보다 물류비와 운송 시간이 각각 30%, 40% 절감돼 중·러 양국 전자상거래 활성화가 예상된다.

지난 24일 지린성 옌볜자치주 옌지시에서 러시아 우수리스크와 라스키노를 운행하는 국제버스 노선도 개통돼 지린과 러시아 극동 인적 왕래와 교역 확대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