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안 예의주시…중러와 필요한 소통 해오고 있어"
외교부, 중러대표단 방북에 "중북·러북관계, 평화 기여 기대"(종합)
외교부는 중국, 러시아 대표단이 북한의 6·25 정전협정기념일(이른바 '전승절') 행사 참석차 방북하는 것에 대해 중북·러북 관계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전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중국 정부 대표단이 전승절 경축 행사에 참석한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정부는 중북간 교류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 관련 사안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 측이 이번에 방북했을 때 북한의 도발 자제나 한반도 평화 안정에 건설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항상 그렇다"고 답했다.

중국이 이번 방북을 우리 측에 외교채널을 통해 알려왔는지에 대해선 "한중 양국은 필요한 소통을 해오고 있다"고만 말했다.

북한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자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국회부의장 격)인 리훙중(李鴻忠)이 이끄는 중국 당 및 정부대표단이 전승절 70주년 경축행사에 참가하고자 방북한다고 전날 관영매체를 통해 발표했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연방 군사대표단이 전승절 즈음에 북한을 방문한다는 조선중앙통신의 이날 보도에 대해서도 동일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정부는 러북간 교류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 관련 사안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러북관계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쇼이구 국방장관 방북을 러시아가 한국에 사전 통보를 해왔는지에 대해서도 "한러 양국은 필요한 소통을 해오고 있다"며 명확한 답변을 유보했다.

북한이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외국 대표단을 받아들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굳게 닫았던 외부와 인적 교류를 차츰 재개하려는 신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중국 대표단 방북 등에 호응하는 의미에서 북한이 9월 하순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더불어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북한과 중국이 하반기 고위급 인사를 상호 교환하면서 본격적인 대면 외교 재개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쇼이구 국방장관의 방북은 전시에 러시아군 수장이 잠시 자리를 비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쇼이구 국방장관은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2022년 8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지난 4월 인도 뉴델리를 방문한 바 있다.

그러나 두차례 해외 방문 모두 상하이협력기구(SCO) 국방장관회의 참석 목적이었던 만큼 특정 국가의 행사 참석을 위한 이번 방북은 다소 이례적이다.

지난해부터 러북 무기거래설이 꾸준히 제기된 만큼 쇼이구 국방장관이 북한을 방문한다면 관련 논의가 대면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 정부를 비롯한 한반도 주변 주요국은 북중·북러 간 고위급 교류 재개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 등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중국, 러시아와 소통하며 양국에 한반도와 관련한 건설적 역할을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