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의 외부인 총장…'尹 동기' 중립성 우려에 "40년간 왕래 없어, 사적인 연 염려 안 해도 돼"
선관위, 김용빈 신임 사무총장 임명…金 "국민 신뢰회복 노력"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선관위 사무처를 이끌 신임 사무총장으로 김용빈 전 사법연수원장(64·사법연수원 16기)을 임명했다.

선관위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것은 35년 만에 처음이다.

선관위는 이날 과천청사에서 전체 위원회의를 열고 김 사무총장 임용 안건을 의결한 뒤 임용장을 수여했다.

김 사무총장은 26일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선관위는 지금까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나름 열심히 노력해왔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최근에 벌어진 미흡한 사전투표 관리와 (자녀) 경력채용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민에 큰 실망감을 안겨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비상 상황에서, 사무총장으로서 이런 불미스러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우리 위원회의 감찰 조직 및 업무 내용 등 전반을 살펴 미흡한 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조직을 조속히 안정시켜 올해 10월 치러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내년 4월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선거를 철저히 준비해 실추된 국민 신뢰를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사법시험 합격 후 인천지방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춘천지방법원장, 사법연수원장 등을 역임했다.

청양군·강북구·영월군·용산구·강원도 선관위원장 경력도 있다.

김 사무총장은 "항간에는 저와 윤 대통령이 대학 동기라는 사실 때문에 사무총장으로서의 중립성에 대한 시비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공직자의 자세는 자신이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데 있기 때문에 그런 사적인 연은 염려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과 동기이기는 하지만 대학 졸업한 후로 근 40년 동안 사적 왕래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도 말했다.

선관위는 김 사무총장 임명에 대해 "33년간 판사로 재직하는 동안 강직한 성품과 확고한 소명 의식으로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을 엄정하게 처리한 점, 탁월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법원 내부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 5곳의 구·시·군 및 시·도 선관위에서 위원장직을 맡아 총 7번의 공직선거를 관리한 경험과 선관위 업무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내·외부적 시각에서 선관위를 쇄신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임용장 수여식에서 "선관위 창립 60년 이래 지금처럼 어렵고 힘들고 위기인 상황은 없었던 것 같다"며 "김 사무총장 취임을 계기로 선관위가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위기를 반드시 극복해내고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다시금 반드시 회복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박찬진 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사무차장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지난 5월 동반 자진 사퇴했다.

박 전 사무총장은 사무차장 재직 당시 본인 자녀의 선관위 경력직 채용을 '셀프 결재'한 것으로 드러났고, 송 전 사무차장은 직접 전화로 인사담당자에게 본인의 자녀를 추천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 전 사무차장 후임인 허철훈 사무차장은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달 9일 임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