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권혁규와 '셀틱 한국인 3총사' 결성…"적응 걱정은 안 해"
유럽 진출 꿈 이루는 양현준 "내가 누군지 보여주겠다"
양현준은 지난 1년간 한국 축구에서 가장 장족의 발전을 이룬 '영건'이다.

지난해 여름 K리그 선발팀의 일원으로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의 친선전에 나서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고, K리그1 영플레이어상과 대한축구협회 영플레이어상을 휩쓸었다.

올 시즌에는 다소 주춤했으나 그의 경쟁력과 발전 가능성을 알아본 외국팀들은 지속해서 러브콜을 보냈다.

양현준은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을 선택했다.

소속팀 강원FC와 갈등이 있었으나 결국 잘 마무리됐다.

이제 현지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셀틱의 녹색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된다.

유럽 진출의 꿈을 이룬 양현준은 19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강원에 미안한 마음부터 드러냈다.

양현준은 "시즌을 끝까지 마치지 못해 아쉽다.

감독님과 형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크다"면서 "그렇기에 가서 좀 더 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럽 진출의 꿈을 키워준 선배 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 양현준은 박지성(현 전북 디렉터)을 꼽았다.

양현준은 "박지성 선배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뛸 때부터 축구를 좋아하기 시작했고, 꿈을 키웠다"면서 "내 마음속에는 박지성 선배님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셀틱에는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이자 양현준보다 한 살 많은 오현규가 지난 1월 입단해 잘 자리 잡고 있다.

마찬가지로 한 살 많은 권혁규(부산)도 셀틱행을 거의 확정하고 이날 밤 영국으로 떠난다.

한국 선수 3명이 한 팀에서 뛰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셀틱에는 한국과 문화가 비슷한 일본 선수도 현재 5명이나 있다.

유럽 진출 꿈 이루는 양현준 "내가 누군지 보여주겠다"
유럽 무대에 적응하는 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환경이다.

양현준은 "현규 형과 원래 자주 연락하는 사이였다.

이적설이 돌고 나서부터 연락을 자주 했는데 본인 심심하니까 빨리 오라고, 잘 챙겨주겠다고 했다.

현규 형이 있으니 적응에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스코틀랜드 리그가 굉장히 거칠기 때문에 부상을 조심해야 하고, 절대 기죽으면 안 된다는 등의 조언을 해줬다"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에서의 목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해외에 진출하는 다른 선수들이 줄곧 하는, '몇 골 이상은 넣겠다'라거나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등의 말을 양현준은 끝까지 하지 않았다.

그저 "최대한 빠르게 적응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대다수 선수가 '최종 목적지'로 여기는 EPL 진출과 관련해서도 "나도 EPL 가는 게 목표지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가 돼야 EPL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2024 파리 올림픽이 열린다.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양현준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파리 올림픽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려면 스코틀랜드에서의 첫 시즌,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양현준은 "올림픽 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올 시즌 셀틱에서 잘하고, 또 황선홍 감독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뽑힐 수 있다"면서 "일단 셀틱에 잘 적응하는 게 첫 번째다.

그리고 내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주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