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핀란드인당, 인종차별 발언 등 물의…총리실 "정부 입장 아냐" 진화
핀란드 '극우 논란' 여당 인사 "외국언론 허위주장 탓"
핀란드 새 연립정부의 실세로 올라선 극우 정당 인사들의 과거 행적 및 발언이 잇달아 물의를 빚는 가운데, 이번엔 신임 경제장관이 언론과 학계를 저격하고 나섰다.

빌레 뤼드만 신임 경제장관은 최근 현지 공영방송과 인터뷰에서 특정 연구자, 전문가, 외국언론이 자국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허위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19일(현지시간) 유로뉴스가 전했다.

뤼드만 장관은 "지금 정부는 입증되지 않고 근거 없는 주장에 의해 낙인이 찍혔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국 언론들이 핀란드에 대한 뉴스를 전하는 외국언론의 역할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의 이같은 주장은 최근 자신이 속한 극우 성향의 핀란드인당 인사들이 연일 언론의 뭇매를 맞는 상황에 우회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인당은 올해 총선에서 페테리 오르포 총리의 국민연합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하면서 지난달 출범한 우파 연정에 참여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핀란드인당 대표인 리카 푸라 핀란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15년 전 쓴 인종차별적 내용의 댓글이 외신을 통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당시 푸라 부총리는 통근열차를 타고 다니는 이민자 청년들에 대해 불평하면서 "누가 나한테 총을 주면 열차에서 시체들이 나오게 될 텐데"라고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푸라 부총리가 사과문을 낸 것은 물론 그를 포함한 연정 4개 정당 대표는 '인종차별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뤼드만 장관에 앞서 당초 경제장관으로 임명된 같은 당 소속 빌헬름 윤닐라 의원은 2019년 네오나치 관련 한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사임했다.

그가 과거 의회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아프리카 여성들에게 낙태를 장려해야 한다'는 황당무계한 발언을 같은 한 사실도 언론을 통해 재조명됐다.

역시 핀란드인당 출신의 마리 란타넨 내무장관도 '핀란드인이 다른 인종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믿는다'고 발언했다는 보도가 나와 이를 부인한 바 있다.

그럼에도 뤼드만 장관은 언론 및 전문가들에게 책임을 돌린 격이어서 핀란드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헬싱키대 유럽연구센터 소속 요한나 부오렐마 연구원은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4년간 "자유 언론에 대한 공격, 전문가들에 대한 적대감, 음모론적 사고의 일반화,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한 경시 등으로 혼란스러웠다는 점을 핀란드가 경고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핀란드 정부도 즉각 진화에 나섰다.

오르포 총리실은 이날 뤼드만 장관의 방송 출연 발언에 대해 "그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정부를 대표한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