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그룹 시가총액이 60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대기업집단 중 6위로 올라섰다. 올해 들어 시가총액이 5배 불어나며 카카오, 네이버, 셀트리온 등 시총 상위 기업집단을 차례대로 제쳤다. 증권업계는 에코프로그룹의 질주가 수급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 들어 시총 50조원 급증

에코프로그룹 시총 66조…카카오·쿠팡·셀트리온 제쳤다
에코프로그룹 시가총액은 19일 종가 기준 66조1935억원이었다. 삼성(622조7430억원), LG(237조8593억원), SK(160조293억원), 현대차(126조6329억원), 포스코(93조5425억원) 등 5대 그룹에 이어 6위를 기록했다. 에코프로그룹 시총이 6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지 3개월 만이다.

에코프로그룹 시총은 올 들어 53조8953억원 증가했다. 작년 12월 말 시총은 12조2982억원(시총 순위 16위)에 불과했다. 에코프로그룹이 진입하면서 카카오(44조3745억원), 쿠팡(40조4533억원), 셀트리온(35조7088억원)은 각각 7~9위로 밀려났다.

지주사인 에코프로가 시총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작년 12월 말 2조5966억원이었던 에코프로 시총은 29조7964억원으로 11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도 9조원에서 36조2085억원으로 4배로 늘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1조2642억원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날 에코프로에이치엔 주가는 가격제한폭(29.87%)까지 올랐다. 에코프로비엠도 10.74% 급등했다. 전날 12% 폭등한 에코프로는 약보합(-0.09%)으로 마감했다.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감

증권업계는 에코프로그룹의 폭등세가 수급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회사의 성장성이 우수하고 실적도 급증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가치가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가가 폭등하면서 매수세가 또 다른 매수세를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의 대량 매수로 주가가 급등하자 공매도 투자자들의 쇼트스퀴즈(공매도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매입)가 발생해 추가로 오르고, MSCI지수 등 해외 주가지수 편입 가능성이 커지자 더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패시브 자금이 비싼 가격에도 사줄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코프로는 다음달 MSCI한국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에코프로는 지난달 MSCI 다음으로 자금 규모가 큰 FTSE지수에 편입됐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MSCI지수 편입 발표일 전후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지수 편입을 계기로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도 패시브 자금 유입이 끊기자 급락한 사례가 있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쇼트스퀴즈에 몰리면서 매수세로 전환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잔량 대량 보유자인 메릴린치는 이날 이 종목을 9만여 주 사들였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