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배경으로 김건희 여사를 지목하는 한국 내 시각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이 매체는 "한국인들은 계엄령의 이유로 대통령의 '레이디 맥베스'를 지목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여사의 정치 관여 스타일를 두고 ‘권모술수가 강한 마키아벨리식’이라고 평가했다. 레이디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맥베스'의 주인공 맥베스의 부인으로서 강한 권력욕으로 남편을 권좌에 올려놓고 함께 몰락하는 인물이다.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기습적인 비상계엄을 선보한 게 김 여사를 보호하려는 의도 아니었냐는 한국 내 시각도 전해졌다. 더타임스는 "동기가 완전히 뚜렷하지는 않지만 많은 한국인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그 재앙적 조치가 수사와 기소 가능성에서 부인을 보호할 수단이었을 것으로 의심한다"고 말했다.또 더타임스는 윤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인 걸 재조명하며 “처음부터 그녀는 남편이 추구하던 보수정치 의제를 야망, 두드러진 취향, 강한 의견으로 자주 퇴색시키는 논란의 인물이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대선 선거운동 때 불거진 학력과장 의혹, 명품 가방을 선물로 받는 모습이 촬영된 사태, 보유한 은행계좌가 주가조작에 사용된 사건 등을 소개했다.다만 더타임스는 "근엄하고 소박한 전직 검찰이던 남편이 5년 전 정계에 등장한 이후 김 여사는 남편에게 많이 필요하던 화려함을 부여했다"며 윤 대통령의 정치 활동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덧붙이기도 했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일본정부는 한국 국회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한국 국내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특별하고 중대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실문을 받고 "다른 나라 내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현재 전략환경에서 한일관계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며 "한국 측과는 지속해서 긴밀하게 의사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하야시 장관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건 언급하며 "지역의 엄중한 안보환경과 복잡한 국제 과제 대응을 위해 한미일의 전략적 협력은 이전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일본인 10명 중 7명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한일 관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신문은 최근 지난 14~1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66%는 한일 관계에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불안하지 않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18%는 '모르겠다'고 했다.'불안하다'는 응답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비중이 컸다. 40대는 58%, 50대는 64%, 60대는 69%가 한일 관계에 불안을 느꼈다. 70대에선 같은 응답이 79%에 달했다. 한국 문화에 친숙한 18~29세에서도 불안감을 느끼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지지정당별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야 지지자 모두 60~70%가 한일 관계에 불안을 느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3~1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반응이 포착됐다. 계엄 선포로 한일 관계에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마찬가지로 66%를 기록했다. 31%만 '불안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이후 "다른 나라의 내정 문제이고 일본 정부로선 코멘트를 삼가고 싶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나 자신도 특단의 중대한 관심을 두고 주시하고 있다"며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이웃나라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