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니프로강의 기적’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우크라이나 정상 공동언론발표’에서 언급한 말로, 우리나라가 6.25 전쟁을 이겨내고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 성장을 이뤄낸 것처럼 우크라이나도 회복과 번영을 이뤄낼 것이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영토에서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변모한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재건의 롤모델이 되고,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의미도 포함돼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키이우 마린스키궁에서 열린 한·우크라이나 정상 공동언론발표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으로 황폐해진 나라를 재건하는 사업에 향후 10년간 9,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200조 원에 육박하는 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실은 장기적으로 2,000조 원이 넘게 투입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돈이 예상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학교와 병원, 통신, 교통 등 기반 인프라 시설에 대한 피해 복구를 넘어 국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뉴빌딩’을 추진 중이기 때문입니다.
◆ 한국 기업 참여, 어디까지?
우리 정부는 최소 520억 달러(66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우크라이나 정부가 요청한 200억 달러(25조 원), 민간 주도 추진 사업 320억 달러(41조 원) 등입니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이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지난 1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보리스필 국제공항의 현대화 사업에 참여키로 하고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 토대를 마련하고 철도를 포함한 교통 분야 뿐만 아니라 에너지 인프라로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간다는 구상입니다.
같은 날 삼성물산은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리비우시와 스마트시티 개발에 관한 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밖에도 건설기계, 철도차량, 자동차, 2차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회가 있을 전망입니다.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가 윤 대통령에게 전기차, 차세대 배터리, 통신 디지털 분야까지 우리나라 기업들의 직접적인 투자를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우크라에 100조 원 지원 약속한 美…글로벌 수주전 물 밑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난달 까지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우크라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의 자료를 보면 특히 미국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군사적, 인도적, 재정 원조를 합쳐 768억 달러, 우리돈으로 100조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고 상당 부분을 실행했습니다.
같은 기간 유럽 국가들의 경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98억 달러, 영국과 독일이 각각 117억, 116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합의하고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여기에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제2차 국제회의에서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 등은 총 66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지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대규모 지원에 나서는 건 재건 사업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도도 깔려있습니다.
국가가 전후 재건 사업에 지원하는 규모에 따라 해당 국가 기업들의 수주 금액도 결정되는 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1억 달러를 지원한 데에 이어 올해 1억5,000만 달러 추가 지원을 계획해 주요 국가들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 폴란드와 공조·우크라 방문…재건 참여 발판
윤 대통령은 위험한 상황 속에도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직접 지원과 협력 확대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 연대 의지를 확실히 표명함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재건에 동참할 수 있는 명분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폴란드와의 공조 강화 역시 재건 사업 참여의 순풍이 될 전망입니다.
폴란드는 최전방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왔고, 지정학적으로도 인접해 재건 프로젝트의 거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폴란드와 차관급 협의체를 구성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사업을 발굴·추진키로 했습니다. 폴란드, 우크라이나 3각 협력 체계를 통해 전방위적으로 재건 사업에 참여할 방침입니다.
이제 필요한 건 현장에서 수주를 위해 뛰고 있는 기업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입니다.
폴란드에서 윤 대통령과 만난 재건 사업 추진 기업인들은 현지 입국 제한 완화와 인프라 전담인력 보강, ODA(공적개발원조)와 수출금융 지원 확대 등을 요구했습니다.
1,200조 원에 이르는 재건 사업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 된 만큼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돼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뉴욕주 3월 제조업 활동지수가 2024년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가격 지표는 상승했다. 관세가 부과되면서 성장이 둔화되고 물가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과 일치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가 약 26포인트 하락한 마이너스 2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제조업체의 지불가격 지표는 2년 만에 최고치인 44.9로 상승했다. 또 다른 수령 가격 지수 도 2023년 이후 최고치로 상승해 관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신규 주문 지표는 2023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인 26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출하량도 급격히 감소했고, 직원 수와 주당 근무 시간 지표는 전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축소됐다. 블룸버그뉴스는 뉴욕 공장 활동의 급격한 후퇴는 정책 불확실성이 고군분투하는 제조업 부문에 부담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제조업에 우선 타격을 주고 인플레이션을 점점 부추길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기업 환경 전망 지수는 2023년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문 및 고용과 같은 다른 미래지향적 지표도 하락해 낙관적 전망이 하락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미국의 2월 소매 판매는 1월에 하향 수정된 1.2% 감소에서 0.2% 증가로 회복됐으나 예상보다는 적게 증가했다. 17일(현지시간) 미상무부는 2월의 미국 소매 판매가 0.2%p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증가율은 0.3%로 예상과 일치했다. 미국 경제학자들은 1월에 이전에 보고된 0.9% 감소 이후 0.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왔다.1월의 하향 수정된 1.2% 감소는 2021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1월의 감소는 4분기의 엄청난 성장과 1월 미 전역의 겨울 폭풍, 캘리포니아 산불 영향에 따른 것이다. 자동차, 가솔린, 건축 자재 및 식품 서비스를 제외한 소매 판매는 2월에 1.0% 증가했다. 이같은 핵심 소매판매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자 지출 구성 요소와 가장 밀접하게 일치한다.그러나 3월에 소비자 신뢰도가 2년반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3월에도 증가세가 계속될지는 불투명해졌다. 무역 전쟁을 촉발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따른 물가 압력과 연방 정부 직원의 대량 해고에 따라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노동부가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2%p 오른 것과 소매 판매 증가율이 거의 비슷하게 증가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OECD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2.1%에서 1.5%로 0.6%p 하향했다. 2026년에는 2.2%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5년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전세계 GDP 성장률이 2024년 3.2%에서 올해 3.1%, 2026년 3.0%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인 올해와 내년 각각 3.3%에서 낮춘 것이다.OECD는 트럼프의 관세로 시작된 무역 장벽이 올해 G20 경제권에서 높아지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국의 투자와 가계 지출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 비중이 높은 한국의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폭이 크다. 트럼프 관세 영향을 크게 받는 멕시코(2.5%p 하향)와 캐나다(1.3%p 하향)를 제외하면 하락폭이 가장 큰 나라중 하나이다. 주요 수출품에 대한 트럼프 관세 등 무역 분쟁의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력한 속도로 성장해온 미국의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올해 2.2%, 2026년에는 1.6%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유로존의 실질 GDP 성장률 역시 불확실성이 높아져 올해 1.0% 2026년 1.2%로 추산됐다. 중국의 성장률은 올해 4.8%에서 2026년 4.4%로 둔화되고 일본은 올해 1.1%, 2026년 0.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세계 경제가 2024년에 회복력을 유지해 하반기까지 연간 3.2%의 견고한 속도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활동 지표가 세계 성장 전망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일부 국가에서 기업과 소비자 심리가 약화되고 여러 경제권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 세계 경제의 추가적 분열이 중요한 우려 사항이라고 강조했다.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