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6'보다 친환경적"…뜻밖의 결과 보여준 車
원소재 채취부터 차량 제조, 운행, 폐기까지 자동차 생애주기 전체에 걸친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전기차 ‘아이오닉 6’보다 친환경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현대자동차 ‘2023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차량 생애주기 ‘전과정평가(LCA)’ 결과 ㎞당 156.8gCO2-eq(이하 단위 생략)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차인 아이오닉 6(157.4)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적었다. ‘전기차가 가장 친환경적’이라는 통념을 깬 것이다.

전기차는 운행 단계에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그러나 원소재 채취 등 제조 전 단계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상대적으로 많다. 리튬, 코발트, 망간 등 배터리 핵심 소재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생애주기 전체로 봤을 때는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카보다 반드시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는 전기차의 친환경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대상 20개 차종 중 생애주기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은 차는 GV60(146.9)였다. GV70 전기차(214.7), G80 전기차(234.1) 등도 친환경성이 높은 차종이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차는 GV80(325.6)로 조사됐다. 아이오닉 6의 두 배 이상에 달했다. ‘사장님’ 차인 G90(311.0), G80(311.6) 등도 친환경성이 떨어지는 차로 분류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료 채취 단계부터 친환경 철강 및 알루미늄 소재를 확대하고, 부품 제작과 차량 생산 단계에서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