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가격 논란' 울산 이규성 징계 피해…축협 "밀쳤다고 봐야"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상대를 가격한 선수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징계감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려 논란이 일 전망이다.

지난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 경기의 후반 초반, 울산 이규성은 오른팔을 휘둘러 인천 문지환의 머리를 때렸다.

문지환이 머리를 감싸 안고 그라운드에 나뒹굴었지만, 당시 주심은 이에 대해 별다른 판정을 내리지 않은 채 경기를 진행했다.

이 장면은 인터넷 축구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퍼져나가며 축구 팬들의 공분을 샀다.

특히 이규성은 최근 프로축구계를 뒤흔든 'SNS 인종차별 사건'의 가해자여서 사후 징계 여부에 팬들의 관심은 더 크게 쏠렸다.

인터넷에 퍼진 영상은 본부석 쪽 멀리서 문제의 장면을 잡은 것인데,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을 통해 녹화된 영상에는 더 다양한 각도로 해당 장면이 담겼다.

다각도로 VAR 영상을 분석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규성의 행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22라운드 뒤 곧바로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에 질의했다.

'머리 가격 논란' 울산 이규성 징계 피해…축협 "밀쳤다고 봐야"
이런 경우 축구협회 심판위가 문제의 행동이 사후 징계감인지를 판단하고 이를 프로연맹에 전달하면, 프로연명 상벌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런데 축구협회 심판위는 이규성의 행위가 사후 징계감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규성이 팔을 휘두른 각도와 속도 등으로 미뤄볼 때 가격보다는 밀치는 행위에 더 가깝다는 게 심판위 판단"이라면서 "당시 주심이 VAR실과 교신하며 판단을 내린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보는 사람에 따라 판단이 어느 정도 갈릴 수는 있겠으나 이규성이 문지환을 밀쳤다기보다는 때린 것으로 보인다는 게 영상을 본 축구 팬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축구협회의 판단에 따라 이규성은 별다른 징계 없이 리그 경기를 소화할 수 있게 됐고 지난 주말 수원 삼성과 23라운드 경기에도 선발 출전했다.

SNS 인종차별 사건은 프로연맹이 울산 선수들에게 제재금과 1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리면서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비판을 남겼다.

이번에는 축구협회의 판단에 따라 이규성이 징계를 피하게 되면서 '면죄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는 울산이 올 시즌 리그의 '빌런(악당)' 이미지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시즌 중반 들어 잡음이 끊이질 않는 울산은 인천과 경기에서 1-2, 수원전에서 1-3으로 져 시즌 첫 연패를 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