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 백악관 보좌관 "반도체 사용 금속 수출규제는 '자멸적'"
美재무 "中 갈등, 단계적 완화해야…추가관세 철폐는 시기상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철폐하는 것은 시기상조지만 중국과의 갈등을 단계적으로 더 완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옐런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인도 간디나가르에서 중국과의 갈등과 관련해 "시간이 흐르면서 단계적으로 완화할 방법을 찾는 것이 유용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옐런 장관은 17∼18일 간디나가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및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인도를 찾았다.

그는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놓고 4년간의 검토를 거의 마무리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을 방문하는 동안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 측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우려해 관세가 부과됐고, 그러한 관행에 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분야겠지만,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이를 단계적인 완화의 한 분야로 이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점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 중국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려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이 조치를 해제하려는 움직임은 정치적 반발을 부를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옐런 장관은 지난 9일 나흘간의 중국 방문을 마무리하면서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과 산업망에서 특정국 배제)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일부 전략 기술에서 중국 접근을 불허하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옐런 방문 뒤 성명을 통해 추가로 부과한 관세를 취소하고 중국 기업들에 대한 억압 조치를 삼가는 것을 포함해 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조처를 미국에 촉구했다.

이밖에 옐런은 베이징 방문 중 중국의 경제 회복 둔화 문제가 하나의 주제였다며 중국 경제의 취약성을 해결하는 방법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옐런은 "그들로서는 비즈니스 환경이 개방적이고 우호적이라는 것을 정말로 알리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중국이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금속 두 가지에 대해 수출 규제를 한 것을 놓고 중국 자체가 피해를 볼 '자멸적인'(self-defeating) 조치라고 비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그것은 세계의 여러 국가에 위험을 제거하겠다는 결의를 강화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자멸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국가가 "자체 공급망의 탄력성을 높이고 종속성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미국 주도의 자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에 맞서 이달 초 반도체 등에 쓰이는 중요한 금속인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다음 달 1일부터 제한하기로 한 바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옐런 장관의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중국과의 모든 무역을 끝내려는 게 아니고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과 관련해 제한을 두는 작은 마당과 그 주변에 높은 울타리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것은 우리가 계속 해야 할 일이고 물론 중국은 스스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