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는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을 인용해 스위스 관광객 17세 소녀가 지난 14일 콜로세움 벽에 글자 'N'을 새기는 동영상이 공개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여행 가이드 다비드 바탈리노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이 소녀가 콜로세움 벽을 무언가로 긁자 근처에 있던 누군가가 박수를 친다.
바탈리노는 현지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저는 그 소녀에게 영어로 '박수받고 싶냐'고 물었다"며 "이 소녀는 주변의 비난을 받은 뒤 가족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바탈리노는 소녀의 부모에게 그녀가 한 짓을 말하자 "걔는 그냥 어린 소녀일 뿐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반응이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이후 소녀와 부모는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이들에 앞서 지난달 말엔 영국인 관광객이 콜로세움 벽면에 자신과 여자친구 이름을 새겨 전 세계의 분노를 일으켰다. 그는 수사가 시작되자 로마 시장에게 "오래전 만들어진 것인지 몰랐다"라며 구차한 사과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된 바 있다.
콜로세움은 서기 80년에 건립된 지상 4층, 5만명 수용 규모의 원형경기장으로 과거 로마제국은 물론 현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매년 600만명 이상이 찾는 이 유적 보호를 위해 이탈리아 정부는 관광객의 훼손 행위를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소 1만5000유로(약 2150만원)의 벌금과 최대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