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백석리 접근로 1㎞ 유실…지게로 보급품 옮기며 구조 작업
진흙 펄에 발 내딛기도 쉽지 않아…소방관·경찰관들 구슬땀
[르포] 가도 가도 뻘밭…"실종자 구조, 희망 끈은 놓지 않았다"
"실종자들을 끝까지 구조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
마을을 통째 집어삼킨 산사태 여파로 5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마을 진입로.
사고 발생 이틀째인 16일 오전, 실종자들을 구조하기 위한 소방관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었다.

백석리 산사태 피해 현장으로 가는 길목에선 구조 대원 4명이 지게에 82인분 도시락과 생수를 옮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장시간 구조작업을 위해선 체력 유지가 필수적이지만 식은 도시락 보급 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르포] 가도 가도 뻘밭…"실종자 구조, 희망 끈은 놓지 않았다"
이들은 산사태로 1㎞가량 유실된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연신 "사나이인데! (이쯤은)", "진흙을 건널 땐 조심해서 건너라", "안 떨어지게 최대한 안쪽으로 걸어라"라고 서로를 안내했다.

대원들 온몸은 어느새 땀범벅이 됐고, 무릎 아래까지 오는 장화는 질퍽한 펄투성이였다.

마을에 도착한 이들은 묵묵히 다른 구조 대원들을 위한 도시락을 풀어냈다.

[르포] 가도 가도 뻘밭…"실종자 구조, 희망 끈은 놓지 않았다"
백석리에서는 지난 15일 오전 5시 16분 발생한 산사태로 3명이 숨지고, 남녀 2명이 실종됐다.

[르포] 가도 가도 뻘밭…"실종자 구조, 희망 끈은 놓지 않았다"
구조 당국은 희망을 위한 구슬땀을 경북 북부 곳곳에서 흘리고 있다.

경북도소방학교 드론교육팀 소속 A 소방장은 "오전 6시부터 예천군 감천면 진평리에서 드론을 띄웠다"라며 "반드시 살아계신 분을 구조할 거란 희망도 함께 띄우고 있다"고 말했다.

[르포] 가도 가도 뻘밭…"실종자 구조, 희망 끈은 놓지 않았다"
경찰특공대 특수대응팀, 기동대 등 경북경찰청 소속 2천200여명도 예천, 봉화, 문경 등에서 피해 복구를 위해 손을 보탰다.

빗속 구조활동 등 경찰관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 11시께 경북 예천군 금곡리에서 산사태로 고립된 주민 1명은 경찰 기동대원의 재빠른 수색 덕에 긴급 구조됐다.

이날 오전 3시께 영주에서도 빗물이 집안에 차올라 고립됐던 주민이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같은 날 오전 2시께 문경에서는 하천 범람을 우려한 산양 파출소 경찰관들이 마을 주민을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시켜 대규모 인명피해를 막았다.

하루 전날 구미에서는 건물에 불빛이 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원평지구대 경찰관이 감전사고를 예방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르포] 가도 가도 뻘밭…"실종자 구조, 희망 끈은 놓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