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폭락에 조기출하 우려…적정 생산·당도 유지 필요"

국내 대표 포도 산지 중 한 곳인 충북 영동군이 최근 재배가 급증하고 있는 샤인머스캣(껍질째 먹는 청포도)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나섰다.

"샤인머스캣 완숙 뒤 수확하세요" 영동군 품질관리 강화
지난해 9월 홍수출하에 따른 가격 폭락을 경험한 농민들이 채 익지 않은 포도 출하를 서두를 가능성이 있어서다.

영동군은 샤인머스캣 재배 농가에 적정량(300평당 2.5t)의 포도룰 생산하도록 유도하고, 조기 수확 자제를 당부하는 현수막 등도 내걸었다고 16일 밝혔다.

수확량을 무리하게 늘리거나 단맛이 충분히 들기 전 미리 수확해 '영동 포도'의 이미지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영동은 경북 김천·상주와 함께 국내 3대 포도 산지로 꼽히는 데, 1천46㏊(2천749농가)의 포도밭 중 절반이 넘는 524㏊(1천347농가)가 샤인머스캣을 재배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전국적으로 샤인머스캣 재배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급락하자 일부 농민들이 덜 익은 포도를 서둘러 수확하는 경향이 빚어지고 있다.

영동군농업기술센터 김세운 팀장은 "포도를 지나치게 많이 달리게 하거나 일찍 수확할 경우 당도나 품질이 현격히 떨어진다"며 "이는 결국 우리지역 포도의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키고 소비감소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의 경우 8월 중순 2㎏에 2만∼3만원하던 샤인머스캣 가격이 한 달 뒤 노지 출하량이 몰리면서 4천∼5천원까지 폭락한 바 있다.

김 팀장은 "샤인머스캣은 옅은 노란색을 띨 정도로 완숙돼야 16∼18브릭스의 단맛이 나고 향기도 좋아진다"며 "홍수 출하를 우려해 조기 수확한다면 결국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동군은 샤인머스캣 가격 안정을 위해 미국, 베트남 등지로의 수출을 추진하는 한편 다음 달 24∼27일 레인보우힐링관광지에서 포도축제를 여는 등 판촉에 나설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