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년 연속 참여 통해 나토 동맹국들과 협력 틀 제도화…ITPP 체결에 군사정보도 공유키로
"대서양·태평양 안보 분리 못해" 강조하며 나토 포함 자유 진영의 北 ICBM 규탄 끌어내
폴란드와 협력 발판 최대 2천조 우크라 재건 참여 모색 본격화…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도
한미일 넘어 유럽까지 안보협력 확장…우크라 재건 참여 '박차'
윤석열 대통령은 4박 6일간의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을 통해 정상 외교 지평을 유럽까지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찾은 데 이어 올해 2년 연속 참석했으며,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를 유럽 내 첫 양자 방문지로 택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가치 연대에 기반한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등 경제 기회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나토와 맞춤형 프로그램…13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
윤 대통령은 자유 진영이 결속을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나토 동맹국들과 보편적 가치 수호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협력 틀을 제도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한국과 나토의 공동 이익을 고려해 11개 분야로 나뉜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더 나아가 '나토판 지소미아'라 할 수 있는 '바이시스'(BICES)에 가입, 한국과 나토 간의 군사 정보 공유를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나토 파트너국(AP4) 정상들과 따로 만나 "대서양의 안보와 태평양의 안보는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말로 이런 기조를 분명히 했다.

임기 초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관계 정상화로 한미일 3각 공조의 기틀을 다진 뒤 가치 연대의 범위를 유럽까지 적극적으로 넓혀나가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인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첫 공식 일정으로 미 상원의원단을 만나 "동맹의 무대가 확장되고 있다"고 반가워하기도 했다.

나토 정상회의 도중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면서 국제 사회를 향한 윤 대통령의 연대 메시지에 한층 더 무게가 실렸다.

나토 동맹국과 파트너국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비판하는 연장선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기간 유럽의 13개 국가 정상과 릴레이 양자 회담을 가졌다.

특히 서유럽뿐 아니라 북유럽과 중동부 유럽 국가 정상들을 골고루 만나면서 협력을 다각화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검증에 한국 전문가 참여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한미일 넘어 유럽까지 안보협력 확장…우크라 재건 참여 '박차'
◇ 폴란드서 우크라 재건 참여 노린 경제외교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직후 폴란드 공식 방문을 통해 자유 연대 노선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새로운 경제 기회를 모색했다.

이번 폴란드 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지난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4년 만으로, 윤 대통령 취임 후 유럽 지역 내 첫 양자 방문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최대 2천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의 불씨를 지피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미 350여 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는 중동부 유럽의 중심국이자 물류 허브인 폴란드와 협력을 고도화해 종전 뒤 우크라이나 진출의 주요 교두보를 확보하려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우크라이나 재건에 있어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양해 각서(MOU)' 등 3건의 MOU를 체결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

한국은 앞서 지난 5월 우크라이나와도 비슷한 내용의 MOU를 체결한 상태인 만큼 "3각 협력 체계가 완성된 것"이라는 평가가 대통령실 내부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은 두다 대통령과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양국 기업인 250여 명과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 중인 기업인들과 따로 간담회도 가졌다.

한편,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활동 역시 이번 순방 키워드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부산엑스포가 미래 국제 협력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역설했고, 부인 김건희 여사는 만나는 이들에게 부산엑스포 열쇠고리를 나눠줬다.

윤 대통령 부부가 직접 '홍보전'에 다수 유럽 국가 정상들도 긍정적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일 넘어 유럽까지 안보협력 확장…우크라 재건 참여 '박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