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개시 2주 만에 '물난리'…피해 확산 저지 안간힘
[르포] "비 오면 워터파크"…폭우에 인천 신축아파트 침수
13일 인천시 서구 백석동 한 대단지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는 최근 침수에 따른 승강기 운행 중단과 계단실 위치를 알리는 안내문이 큼직하게 붙어 있었다.

주민들은 승강기 호출 버튼이 흰색 테이프로 가려져 있는 것을 보고 말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일부 공동현관에는 입구부터 화단을 따라 모래주머니가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아파트 단지에는 침수 피해의 여파가 곳곳에 남아 있었다.

관리실 직원들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르포] "비 오면 워터파크"…폭우에 인천 신축아파트 침수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와 지하 주차장 등이 침수된 건 굵은 빗방울이 쏟아져 내린 지난 11일부터다.

당시 집중호우 속에 아파트 단지 내 배수시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며 순식간에 빗물이 차올랐다.

커뮤니티센터 쪽으로 빗물이 흘러들며 지하로 연결되는 계단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졌고 외부 승강기 2대도 바닥에 물이 고이며 운행이 중단됐다.

공동현관과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긴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주민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신축 아파트에서 예상치 못한 물난리가 발생하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한 입주민은 "공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로 사전 점검을 할 때부터 불안한 생각이 들었는데 결국 비 한 번 내렸다고 물에 잠겼다"며 "장마가 이어질 텐데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파트 이름을 패러디해 '(물이) 흐르지오'라거나 '황토색 워터파크'라는 조롱 섞인 반응도 이어졌다.

[르포] "비 오면 워터파크"…폭우에 인천 신축아파트 침수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인천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되자 주민 커뮤니티 등에는 "비가 많이 오고 있어 걱정된다"며 추가 피해를 우려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건설사 측은 직원 20여명을 현장에 상주시키며 침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낙엽 등을 걸러내기 내기 위한 시설물이 오히려 원활한 배수를 방해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피해를 최대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수관 자체의 용량을 늘릴 필요도 있지만, 당장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어서 일단 현장에서 직원들이 배수로 정비 등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첫 번째 리조트 도시'를 기치로 내건 이 아파트는 25개동 4천805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이루고 있다.

[르포] "비 오면 워터파크"…폭우에 인천 신축아파트 침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