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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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계속되는 현물 비트코인 ETF 상장 시도
만기연장 비용 안들어 선물 대비 수익률 높아

9.1조 달러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현물 비트코인ETF 상장을 신청하면서 암호화폐관련 ETF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말 SEC는 상장신청서 내용이 ‘불명확하고 충분하지 않다 (Unclear and Incomplete)’는 이유로 상장 불허를 통보했다. 그러나 블랙록이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 Global Inc)의 시장감시 역할에 대한 내용을 보강하여 재신청 하면서 SEC 승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으로 연초이후 비트코인은 83.11% 상승하였고 암호화폐 관련 ETF도 큰 폭 상승했다. 기초자산별로 구분해보면 암호화폐 관련기업에 투자하는 ETF가 145.96%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는 85.34%, 비트코인 선물 ETF는 71.41% 상승했다.
[신성호의 ETF 심층해부] 블랙록 현물 비트코인ETF 상장된다면?
암호화폐 관련기업에 투자하는 ETF는 Hut 8 Mining 채굴기업과 Coinbase 거래소, MicroStrategy 암호화폐투자회사를 포함한다.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는 기술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는 ETF의 수익률(71.41%)이 현물 비트코인(83.11%) 보다 낮은 이유는 만기연장(Roll over) 비용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물 비트코인 ETF의 상장이 승인된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가격 상승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기대감을 반영한 부분이 있고 비트코인 등 주요 코인을 제외한 코인(알트코인)들의 가격은 강하지 않다.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위험자산의 추가적인 변동성확대 가능성도 열어 둬야 한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물 비트코인 ETF 상장은 법인과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장벽을 낮추므로 투자 저변은 확대될 것이다. 첫째 선물(Futures) 비트코인ETF에 투자했을 때 만기연장(Roll over) 비용으로인해 현물 대비 수익률이 낮아지는 문제, 둘째 명확하지 않은 비트코인에 대한 회계처리 또는 세금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블랙록 CEO 래리핑크는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 될 수 있고 디지털 금(Digitizing Gold)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 EU집행위원회도 디지털화폐(CBDC) 법안의 초안을 발표하였다. 우리나라도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증권발행(STO)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암호화폐는 아니지만 관련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와 시도가 지속되는 환경에서 현물 비트코인ETF가 상장된다면 포트폴리오의 일정 비중 편입은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