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방암학회 "'0기·I기' 조기진단 늘면서 5년 생존율 93.6%로 향상"
"한국 여성암 4명 중 1명 '유방암'…40대 발병률 가장 높아"
한국인 여성암 중 1위인 유방암은 40대에 발병률이 가장 높고, 평균 진단 나이는 52.3세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유방암학회(이사장 한원식)는 2019년 중앙암등록시스템과 학회에 각각 등록된 유방암 신규 진단 환자 2만9천729명의 진단 및 치료 양상을 기존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유방암 저널'(Journal of breast cancer) 최근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2019년 기준 한국 여성의 유방암은 전체 여성암 중 24.6%를 차지해 2016년 이후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남성 유방암 환자의 비율은 전체 유방암의 0.4%였다.

유방암 증가세는 국제 통계 수치와 비슷한 패턴으로, 그동안 역사적으로 발병률이 낮았던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를 중심으로 유방암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게 학회의 분석이다.

학회는 "유방암 발병률 증가는 생활양식과 사회문화적 환경의 변화로 인한 조기 초경, 출산율 저하, 모유 수유 감소, 폐경의 고령화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로 진단된 유방암 중에는 암세포가 주변 조직의 기저막을 침범한 '침윤성 유방암'이 83.5%를 차지했고, 암세포가 상피조직 내에만 국한돼 있는 '상피내암'은 16.5%였다.

다행스러운 건 유방암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 속에서도 초기 단계에서 유방암을 진단받는 비율이 계속 높아지는 대목이다.

유방암 환자 중 0기 또는 I기 유방암이 전체의 61.6%였고, 2기와 3기는 2002년 60.1%에서 2019년에는 큰 폭으로 줄어든 37.7%였다.

유방암의 가장 흔한 유형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HER2(인간표피성장인자 수용체2) 음성' 유형으로 전체의 63.1%를 차지했다.

새롭게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연령대는 최소 15세부터 최고 98세에 이르기까지 그 폭이 컸지만, 주로 40대(33.1%)·50대(29.6%)에 발병이 집중됐다.

"한국 여성암 4명 중 1명 '유방암'…40대 발병률 가장 높아"
학회는 유방암 검진의 활성화로 조기 진단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는 "한국에서는 4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권고하면서 2015년에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59.7%의 검진율을 기록했다"면서 "이는 2016년에 보고한 일본의 유방촬영술 검진율 44.9%보다도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유방암 치료 측면에서는 유방 모양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암이 있는 부분만 절제하는 유방보존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비율이 2016년 이후 계속 증가해 2019년에는 유방보존수술이 전체 수술의 68.6%를 차지했다.

또한 유방암이 전이될 위험이 높은 겨드랑이 림프절을 찾아 조직검사를 하는 '감시림프절 생검술' 시행률도 73.2%로 높았다.

조직검사를 통해 림프절을 보존하면 유방암 수술의 합병증인 림프부종 발생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도 증가 추세로 확인됐다.

학회는 2015∼2019년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93.6%로, 1993∼1995년의 77.3%보다 14.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