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화성-18형'에 무게…"사거리 1만5천㎞ 넘어 美본토 전역 사정권"
연료 주입 필요없이 기습발사 가능해 '킬체인 무력화' 우려
북한이 12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정점(최고) 고도로만 보면 화성-17형과 유사하지만 비행 궤적 등으로 분석한 결과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체연료 ICBM은 연료 주입이 필요 없어 은밀히 기습 발사가 가능해 북 미사일을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이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이 '화성-18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순안 공항에서 고각으로 발사된 이 ICBM은 약 1천㎞를 비행해 동해에 떨어졌다.

합참은 비행거리를 제외하고 고체연료 추진체인지 정점 고도가 얼마인지 등의 세부적인 제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일본은 이 ICBM의 최고 고도가 6천㎞를 넘었고, 북한 미사일 중 역대 최장 시간인 약 74분간 비행했다고 밝혔다.

작년 3월 24일 발사된 북한 미사일의 종전 역대 최장 시간(71분)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정점 고도를 볼 때 최대 사거리가 1만5천㎞를 넘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ICBM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작년 11월 18일 ICBM '화성-17형'을 고각 발사해 6천100㎞까지 끌어올린 사례가 있다.

당시 비행거리도 약 1천㎞였다.

이날 발사된 ICBM의 정점 고도와 비행거리는 화성-17형과 거의 같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화성-17형 또는 그 개량형을 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날 ICBM은 지난 4월 13일 발사된 '화성-18형'과 비행 궤적 등이 매우 닮았다고 한다.

당시 화성-18형은 비행거리를 조절하기 위해 1단은 정상 각도로 비행 후 분리됐고, 2·3단은 정상 각도보다 높은 고각 방식으로 분리됐다.

소식통은 "비행 궤적과 단 분리 형태 등이 화성-18형과 유사했다"면서 "일단 화성-18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한미가 제원을 정밀 분석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만약 화성-18형이 맞는다면 북한은 13일 관영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지난 5월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만회할 의도로 대대적인 선전전을 펼 수 있다는 것이다.

화성-18형이 정점 고도 6천㎞를 넘었다면 이는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에 상당한 위협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성-18형은 북한의 다른 ICBM과 달리 '콜드 론치'(cold launch) 방식으로 발사된다.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TEL을 벗어나자마자 공중에서 점화되는 방식이다.

북한 ICBM 최초로 콜드 론치 방식을 적용했다.

화성-17형 등 기존 ICBM은 TEL에서 발사되는 순간부터 엔진이 점화되는 '핫 론치'(hot launch) 방식이다.

TEL을 이용해 북한지역 어느 곳에서든지 화성-18형을 쏠 수 있다.

TEL은 기동력이 있어서 숲이나 터널 등에 숨을 수 있고 야지 등 험한 곳도 기동할 수 있다.

고체연료를 쓰기 때문에 연료를 따로 주입할 필요도 없다.

미국의 첩보 위성 등 정찰 자산이 탐지할 수 있는 시간도 매우 짧거나 아예 놓칠 수도 있다.

북한이 이번에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하는 화성-18형을 고도 6천㎞ 이상 끌어 올렸다면 고체연료량을 늘려 출력을 최대치로 높였다는 의미다.

아울러 은밀히 기습 발사 능력을 갖춘 고체 ICBM으로 유사시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한 측면도 강해 보인다.

한 전문가는 "미국은 점점 진화하는 북한 ICBM을 능력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현재 배치된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을 차세대 요격미사일(NGI)로 개량하고 요격미사일 숫자를 늘리는 등의 계획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