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 합병 논의 과정에서 PIF 측이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영입을 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PGA투어는 LIV의 수장 그레그 노먼의 경질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상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리처드 브루멘탈 상원의원이 공개한 10페이지 분량의 요약문서와 265페이지 분량의 추가 이메일 등을 통해 드러났다. 미국 상원은 PGA투어와 PIF의 거래의 독점 방지법 위반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와 증언에 따르면 PIF는 '월드 골프 시리즈'라는 팀 대항전 형식의 대회를 창설하고, 우즈와 매킬로이를 여기에 구단주로 참가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우즈와 매킬로이가 각각 팀 하나씩 맡아 대항전을 벌이자는 내용으로, 사실상 이들을 LIV골프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우즈와 매킬로이는 LIV골프 출범 당시부터 중요한 영입대상이었다. 거액의 이적료를 제안받았지만 이들은 PGA투어에 남았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PIF의 야시르 알-루마이얀 총재가 R&A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 회원 자격도 요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내용들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협상 과정에서 PGA투어는 LIV골프 대표 노먼과 LIV골프의 운영을 맡고 있는 '퍼포먼스54'의 퇴출을 요구했다. 퍼포먼스54는 노먼이 운영하는 회사다. 노먼은 LIV 골프 출범을 주도하며 PGA투어와 깊은 갈등을 빚어왔다.

PGA투어 최고운영책임자 론 프라이스와 PIF와 협상을 주도한 지미 던 이사는 이날 청문회에서 "PIF의 무한한 자금력을 당해낼 수 없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그들은 결코 골프를 지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