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왼쪽), 윤석열 대통령. / 사진=뉴스1
유승민 전 의원(왼쪽), 윤석열 대통령. / 사진=뉴스1
국민의힘 내 '반윤'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의 행보에 당내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문제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까지 걸고 넘어지는 것은 너무한 처사 아니냐는 비판이다.

3선 의원 출신의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유 전 의원이 연일 오염수 방류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시는데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김 지사는 "과학자들과 전문가들도 오염수 방류가 아무 문제가 없다는데도 연일 괴담 확산에만 몰두하고 계신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아무 말이 없냐며 대통령 발목잡기까지 하고 계시는데, 이미 정부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등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직격했다.

이어 "본인의 언행이 당을 위한 쓴소리나 건전한 비판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착각하지 말라"며 "그저 볼썽사납고 짜증 난다. 탈당과 복당, 당 쪼개기의 달인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재차 "당신의 행태는 마치 관심에 목이 마른 관종병 같고 무지성한 레토릭 훈수 정치의 표본"이라며 "계속 트집 잡고 딴지 걸려면 차라리 탈당하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수행팀장을 지낸 이용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내부 총질만 해온 게 자랑이냐"며 "'모두 까기'가 적성이면 정치인이 아니라 평론가가 돼라"고 훈수를 뒀다.

이 의원은 "오늘도 유승민 전 의원의 반지성주의 선동이 계속되고 있다"며 유 전 의원이 민주당의 선동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박근혜 당대표 비서실장부터 여당의 원내대표까지 역임하신 분이 중재하고 조정에 나서지는 못할지언정 '늘' 남일 말하듯 내부총질로 일관해온 게 자랑이냐"며 "비판과 평론을 업으로 삼으실 작정이시라면, 정치인이 아니라 언론인이나 평론가를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엄밀히는 평론가로서도 자격 미달이다. 평론에 있어 기본 중의 기본이 이성과 논리에 입각한 주장, 근거와 자료를 통한 증명이기 때문"이라며 "지금 유 전 의원이 하고 있는 건, 악에 받친 여의도 2시 정치인의 반지성적 감정 쏟아내기에 불과한 건 아닌지 성찰해보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지난 5월 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할 때 '과학적인 검증을 위해서 시찰단을 파견하겠다'는 육성 이후 이제까지 두 달 넘게 한 말씀도 안 하신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너무 입을 다물고 계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 절대다수가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대통령께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국민을 이해시켜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 반대 여론이 무서워서 그러는지 비겁하게 뒤에 숨느냐. 이건 굉장히 잘못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