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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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AMD 등 나스닥의 대형 기술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무더기 손실을 내고 있다. 증권가에선 "기대 수익률 대비 위험(리스크)이 너무 높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종목에 연계된 ELS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들어 주가 두배 올랐는데…테슬라 ELS는 '무더기 손실' 왜?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국내에서 미국 기술주 테슬라와 AMD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중 상환된 종목은 총 20개로 집계됐다. 투자 원금 기준으로 585억원어치다. 이 가운데 70%에 달하는 14개 종목이 손실을 봤다. 20개 종목의 연환산 평균 수익률은 -44.73%로 거의 반토막이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는 두배 이상, AMD는 70% 가량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ELS가 이렇게 손실이 난 이유는 상품 가입 기간 동안 기초자산의 주가 변동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키움증권 제285회 뉴글로벌 100조' ELS는 AMD와 테슬라 가운데 한 종목이라도 만기 때 가격이 설정일 대비 65% 미만이고, 상품 유지 기간에 한번이라도 50% 미만으로 떨어진 적이 있으면 손실이 난다. 손실폭은 두 종목 중 더 많이 떨어진 종목의 하락률로 결정된다. 이 외의 조건에선 연 27%의 수익을 얻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기초자산 주가가 손실구간(녹인배리어)을 터치하더라도 이후 반등해서 만기 때 가격이 설정일 대비 65% 이상이면 당초 약정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기술주 ELS도 손실이 속출하고 있다.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올 상반기에 4개 종목이 상환됐는데 평균 손실률은 45.63%에 달했다. 엔비디아·테슬라(-30.22%), 삼성전자(-14.53%) 등의 ELS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상품의 수익·손실 구조는 대부분 유사하다. 손실 조건을 피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은 9~27% 가량이다.

기술주 ELS가 잇따라 손실을 내는 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대부분 정상 상환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올 상반기 만기·조기 상환된 지수 ELS는 6977개 종목이고, 이 가운데 손실을 본 상품은 2개에 불과했다. 손실 가능성이 0.03%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