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10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대회의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열린 이날 확대 간부 회의는 평소와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추 부총리를 비롯한 총괄과장급 이상의 간부들이 짙은 색의 정장과 하얀 와이셔츠 차림 대신 형형색색의 자율 복장으로 회의에 참석하면서다.

이날 추 부총리는 분홍색 반소매 카라티를 입고 회의를 주재했다. 방기선 1차관은 회색 반소매 카라티를, 김완섭 2차관은 연분홍 카라티에 브라운 계열 체크무늬 콤비를 걸쳤다. 지난달 완전 복장 자율화를 시작했는데도 직원들이 상사 '눈치'를 보느라 옷을 자유롭게 입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간부들이 솔선수범에 나선 것이다.

추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직원들의 근무 복장을 완전 자율화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옷이 아니라 업무의 성과"라며 "직원들이 편한 옷차림을 한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오고 업무 몰입도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복장 자율화는 지난달 인사혁신처가 모든 중앙행정기관에 '하절기 공무원 복장 간소화 지침' 관련 협조공문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업무능률 향상과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간소하고 단정한 복장을 착용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지침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상의는 노타이 정장, 콤비, 니트, 남방, 칼라셔츠 등이 권장된다. 하의는 정장 바지, 면바지 등이 허용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달 복장 자율화를 시작했는데도 직원들이 눈치를 보느라 옷을 자유롭게 입지 못한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간부들이 먼저 나서서 복장 자율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반바지 차림도 허용하는 등 완전 복장 자율화를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추 부총리에게 '베스트드레서'로 꼽힌 한 간부도 반바지 차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날 추 부총리는 업무 공백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휴가를 가라고 독려했다. 추 부총리 "왜 2주씩 휴가를 가는 사람이 없는 사람이 없느냐"며 "8월 초 나부터 1주일간 자리를 비울 테니 여러분도 적극적으로 휴가를 사용해 재충전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부총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등 주요 정책일정을 잘 마무리 해준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최근 고용 등 주요 지표의 개선 흐름을 잘 이어가 하반기에는 가시적 성과 창출에 보다 매진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추 부총리는 이날 2분기 적극행정 우수 공무원에 대한 시상과 함께 올해 상반기 정년퇴직한 직원들에 대한 기념 행사를 갖고 "투철한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오랜 기간 고생해 준 직원들에게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