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억 든 서해 최북단 순환선 시범운항서 고장…취항 또 지연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인근 대청·소청도를 순환할 다목적 선박이 시험운항 도중 고장 나 취항이 또다시 지연될 전망이다.

10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55억원을 들여 건조한 백령∼대청∼소청도 순환선 푸른나래호(498t)가 지난달 24일 인천항에서 백령도로 시험운항을 하던 도중 갑자기 멈춰 섰다.

옹진군과 선사 측이 원인을 파악한 결과 선박 조타기가 알 수 없는 충격으로 인해 고장 나면서 배가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푸른나래호는 앞서 이뤄진 첫 번째 시험운항에서는 별다른 이상 없이 운항을 마쳤다.

선박을 건조한 선사 측은 인천항으로 푸른나래호를 예인했으며 조선소에서 새 부품을 조달해 배를 수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당초 이달로 예정된 푸른나래호의 정식 운항도 한참 뒤로 미뤄지게 됐다.

옹진군은 다음 달 중순께에나 배 수리가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리가 끝나도 다시 시험운항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취항 시점은 오는 9월이 될 전망이다.

옹진군이 2018년부터 도입을 추진한 푸른나래호는 자잿값 상승 등으로 건조가 늦어진 데 이어, 올해 초 유일한 민간위탁 공모 업체가 점수 미달로 탈락하며 운항 시기가 한 차례 미뤄졌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재공고 끝에 지난 5월 여객운송 사업자를 최종 선정했지만 이번 사고로 운항이 또 늦춰지게 됐다.

해상 교통편 확충만 기다리던 3개 섬 주민은 계속된 순환선 운항 지연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병원 없이 보건소만 운영되는 소청도·대청도에서는 순환선이 취항하면 주민들이 백령도에 있는 병원이나 여러 편의시설을 당일치기로 이용할 수 있지만 운항 지연이 반복되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백령도 주민 정모씨는 "7월부터 운항한다던 배가 열흘이 지나도록 뜨지 않고 있어 주민들 불만이 크다"며 "옹진군이 선박 건조 과정을 세심하게 살피지 않아 시험운항에서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두 번째 시험운항 당시 원인을 알 수 없는 충격이 발생해 조타기가 손상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정확히 어떤 충격으로 인한 것인지를 파악하고 있으며 수리비는 선사가 모두 부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푸른나래호는 옹진군이 최초로 자체 건조한 다목적 연료운반선으로 승객 195명과 차량 42대를 동시에 수송할 수 있다.

이 배는 소청도∼대청도∼백령도를 잇는 44km 항로를 하루 2회 왕복 운항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