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도 '캠핑카 알박기'…"직원·방문객은 어떡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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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짜증 가중…난감한 관리소 "장기주차 제재 근거 없어"
"언제 세워놓았는지도 모를 큰 캠핑카가 항상 같은 자리에 있는데 정작 그 주차장을 이용해야 할 직원과 방문객은 어디에 차를 대나 싶어요.
"
경기 과천에 사는 황모(31)씨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앞 주차장에 즐비한 캠핑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캠핑카 장기 주차, 이른바 '알박기'로 전국 곳곳의 무료 주차장이 몸살을 치르는 가운데 여러 공공기관, 국가기관이 모인 정부과천청사 인근 주차장도 캠핑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6일 오후 선관위 정문에서 국사편찬위원회까지 이르는 과천청사 일대의 한 무료 공영주차장. 이곳 과천시 홍촌말로 약 230m 도로 양쪽에는 곳곳에 붙은 '버스·트럭·캠핑카 등의 무단주차를 삼가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무색하게 캠핑카와 카라반이 주욱 늘어서 있었다. 캠핑카가 이곳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한 건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다.
과천에서 13여년간 공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임모(64)씨는 "'캠핑 붐'이 일면서 이 주차장에 한두 대씩 늘기 시작했다"고 기억했다.
임씨는 "크고 긴 캠핑카는 주차면 두 칸을 차지하고 있다"며 "출퇴근을 위해 차를 타고 다니는데 주차 공간이 모자라서 불편할 때가 있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면서 "여기는 청사 일대 직원들이 모두 사용하는 공용공간"이라며 "시민들에게나 직원들에게 피해"라고 덧붙였다.
임씨는 이어 캠핑카들을 가리키면서 "장기 주차로 청소가 거의 되지 않아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날 주차장 인근 어린이집에서 딸을 하원시키던 반모(36)씨도 "아이를 등·하원시키는 몇 년 동안 항상 캠핑카가 있었다"며 "장기 주차가 계속되니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기 주차된 것으로 추정되는 캠핑카들 주위로는 언제 떨어졌는지 모를 나뭇잎들이 썩어가고 있었다. 앞서 지난달 28일 취재를 위해 이 주차장을 찾았을 당시 주차된 캠핑카는 카라반을 포함해 모두 9대. 이 중 전화번호가 붙은 캠핑카는 한 대가 유일했다.
이 캠핑카 차주와 지난 4일 통화하니 그는 "계속 세우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끔 운영한다.
한 번씩 빼고 그런다"며 급히 전화를 끊었다.
이후 6일 다시 찾은 주차장에 주차된 캠핑카와 카라반은 모두 10대로 약 일주일 새 외려 한 대 더 늘었다.
통화한 캠핑카 차주의 차도 굳건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주차장을 관리하는 과천청사관리소는 법적 근거가 없어 제재할 방법이 마땅찮다는 입장이다.
관리소의 담당 공무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주차장법에 캠핑카 장기 주차를 제재할 근거가 없어 강제 조치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불법은 아니지만 청사 직원이나 방문객들을 위한 운영 목적과 상반돼 계속 계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주차된 차들은 연락할 방법이 없어 연락을 달라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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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에 사는 황모(31)씨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앞 주차장에 즐비한 캠핑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캠핑카 장기 주차, 이른바 '알박기'로 전국 곳곳의 무료 주차장이 몸살을 치르는 가운데 여러 공공기관, 국가기관이 모인 정부과천청사 인근 주차장도 캠핑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6일 오후 선관위 정문에서 국사편찬위원회까지 이르는 과천청사 일대의 한 무료 공영주차장. 이곳 과천시 홍촌말로 약 230m 도로 양쪽에는 곳곳에 붙은 '버스·트럭·캠핑카 등의 무단주차를 삼가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무색하게 캠핑카와 카라반이 주욱 늘어서 있었다. 캠핑카가 이곳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한 건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다.
과천에서 13여년간 공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임모(64)씨는 "'캠핑 붐'이 일면서 이 주차장에 한두 대씩 늘기 시작했다"고 기억했다.
임씨는 "크고 긴 캠핑카는 주차면 두 칸을 차지하고 있다"며 "출퇴근을 위해 차를 타고 다니는데 주차 공간이 모자라서 불편할 때가 있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면서 "여기는 청사 일대 직원들이 모두 사용하는 공용공간"이라며 "시민들에게나 직원들에게 피해"라고 덧붙였다.
임씨는 이어 캠핑카들을 가리키면서 "장기 주차로 청소가 거의 되지 않아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날 주차장 인근 어린이집에서 딸을 하원시키던 반모(36)씨도 "아이를 등·하원시키는 몇 년 동안 항상 캠핑카가 있었다"며 "장기 주차가 계속되니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기 주차된 것으로 추정되는 캠핑카들 주위로는 언제 떨어졌는지 모를 나뭇잎들이 썩어가고 있었다. 앞서 지난달 28일 취재를 위해 이 주차장을 찾았을 당시 주차된 캠핑카는 카라반을 포함해 모두 9대. 이 중 전화번호가 붙은 캠핑카는 한 대가 유일했다.
이 캠핑카 차주와 지난 4일 통화하니 그는 "계속 세우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끔 운영한다.
한 번씩 빼고 그런다"며 급히 전화를 끊었다.
이후 6일 다시 찾은 주차장에 주차된 캠핑카와 카라반은 모두 10대로 약 일주일 새 외려 한 대 더 늘었다.
통화한 캠핑카 차주의 차도 굳건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주차장을 관리하는 과천청사관리소는 법적 근거가 없어 제재할 방법이 마땅찮다는 입장이다.
관리소의 담당 공무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주차장법에 캠핑카 장기 주차를 제재할 근거가 없어 강제 조치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불법은 아니지만 청사 직원이나 방문객들을 위한 운영 목적과 상반돼 계속 계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주차된 차들은 연락할 방법이 없어 연락을 달라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