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훔쳐봤다"…간부 고소한 한노총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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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 6개월째 집안싸움
우체국 근무하는 가족 통해
위원장 후원계좌 들여다봐
경찰, 기소 의견으로 檢송치
우체국 근무하는 가족 통해
위원장 후원계좌 들여다봐
경찰, 기소 의견으로 檢송치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올해 초 열린 집행부 선거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노조 간부를 경찰에 고소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상대 후보의 측근이 자신을 떨어뜨릴 목적으로 선거 후원 계좌를 몰래 들여다봤다는 것이 김 위원장 측의 주장이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제28대 한국노총 집행부 선거를 앞둔 지난 1월 4일 한국노총 산하 전국우정노동조합 간부 정모씨(58)를 상대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위원장이 제기한 혐의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김 위원장은 정씨가 ‘김동명 후원금 들어온 거 가져와 봐, 이동호 것도 같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실수로 자신에게 보내면서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 결과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정씨와 함께 김 위원장의 후원 계좌를 직접 들여다본 인물 한 명을 기소 의견으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1월 열린 제28대 한국노총 집행부 선거엔 김만재·박해철 후보 조와 김동명·류기섭 후보 조, 이동호·정연수 후보 조가 출마했다. 김 위원장 측은 당시 이·정 후보 조의 지지율이 김·류 후보 조에 뒤지자 정씨가 전세를 뒤집기 위해 김동명 당시 후보의 계좌를 불법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노총 위원장 선거는 한번 치를 때마다 수십억원 규모에 가까운 돈이 오간다”며 “후원 계좌에 입금된 내역을 확인해 김 위원장의 지지 세력은 물론 불법 후원금 여부까지 파악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 전 후보의 측근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1965년생 동갑내기로, 2000년 전후에 각각 일선 우체국의 지부장을 맡으면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측은 “우체국에서 금융업무를 담당하는 정씨의 배우자를 이용해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금융실명제법에 따르면 명의인은 서면상 요구나 동의 없이 금융거래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할 수 없다. 하지만 정씨는 “김 위원장의 계좌를 훔쳐볼 이유도 없을뿐더러 그럴 권한도 없다”며 “이번 사건에 휘말려 억울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최근 한국노총은 집행부 선거 후유증으로 6개월째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9월 전국 건설산업통합노조 연맹 관계자들로부터 한국노총에 가입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로 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강모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 전 후보 역시 자기 아들을 한국노총 산하 장학재단 직원으로 부정 채용했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7일 경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제28대 한국노총 집행부 선거를 앞둔 지난 1월 4일 한국노총 산하 전국우정노동조합 간부 정모씨(58)를 상대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위원장이 제기한 혐의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김 위원장은 정씨가 ‘김동명 후원금 들어온 거 가져와 봐, 이동호 것도 같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실수로 자신에게 보내면서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 결과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정씨와 함께 김 위원장의 후원 계좌를 직접 들여다본 인물 한 명을 기소 의견으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1월 열린 제28대 한국노총 집행부 선거엔 김만재·박해철 후보 조와 김동명·류기섭 후보 조, 이동호·정연수 후보 조가 출마했다. 김 위원장 측은 당시 이·정 후보 조의 지지율이 김·류 후보 조에 뒤지자 정씨가 전세를 뒤집기 위해 김동명 당시 후보의 계좌를 불법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노총 위원장 선거는 한번 치를 때마다 수십억원 규모에 가까운 돈이 오간다”며 “후원 계좌에 입금된 내역을 확인해 김 위원장의 지지 세력은 물론 불법 후원금 여부까지 파악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 전 후보의 측근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1965년생 동갑내기로, 2000년 전후에 각각 일선 우체국의 지부장을 맡으면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측은 “우체국에서 금융업무를 담당하는 정씨의 배우자를 이용해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금융실명제법에 따르면 명의인은 서면상 요구나 동의 없이 금융거래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할 수 없다. 하지만 정씨는 “김 위원장의 계좌를 훔쳐볼 이유도 없을뿐더러 그럴 권한도 없다”며 “이번 사건에 휘말려 억울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최근 한국노총은 집행부 선거 후유증으로 6개월째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9월 전국 건설산업통합노조 연맹 관계자들로부터 한국노총에 가입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로 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강모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 전 후보 역시 자기 아들을 한국노총 산하 장학재단 직원으로 부정 채용했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