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가니스트 유아라 "'오르간 슈즈' 신고 발바닥 앞·뒤로 연주" 오는 26일 롯데콘서트홀서 '오르간 오딧세이'…"무궁무진한 음색 매력"
'악기의 제왕' 파이프 오르간을 다루는 연주자들의 손과 발은 바쁘게 움직인다.
양손으로 치는 건반은 보통 3∼5단으로 이뤄져 있는 데다, 하단에는 발로 누르는 '발 건반'이 따로 있다.
여기에 음의 높이와 음색을 조절하는 버튼인 '스톱'이 수십 개 존재한다.
그래서 오르가니스트는 연주 중 '멀티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
오르가니스트 유아라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오르간은 손건반, 발 건반, 보조장치를 사용해 연주한다"고 오르간 연주법을 설명했다.
사실 오르간은 클래식 관객들에게 친숙한 듯 낯선 악기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보이는 것이 수천개에 달하는 오르간의 파이프지만, 막상 공연장에서 오르간 연주를 직접 들을 기회는 많지 않다.
오는 2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오르간 오딧세이'는 이런 관객들에게 오르간의 연주는 물론 악기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 내부 구조까지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2017년부터 이어온 프로그램으로 첫 무대부터 2년간 함께했던 유아라가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
이날은 공연에 앞서 기자들에게 오르간의 원리와 기능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유아라는 무대 위에 놓인 콘솔에 앉아 오르간의 발 연주를 보여줬다.
양팔로 의자를 지지해 몸의 중심을 잡고, 다리를 이리저리 옮기며 피아노 건반처럼 배열된 발 건반을 누르자 낮고 웅장한 소리가 났다.
오르간의 발 건반은 피아노의 페달과 달리 손건반처럼 독립적으로 음을 내기 때문에 발 건반만으로도 곡 연주가 가능하다.
오는 26일 공연에서는 발 건반만으로 연주하는 탈벤 볼의 '오르간 발 건반을 위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들려준다.
유아라는 "발 건반을 연주할 때는 3∼5㎝ 굽이 있는 '오르간 슈즈'를 신는다.
바닥이 부드러운 가죽으로 돼 있어서 건반을 이동할 때 뻑뻑한 느낌이 없도록 해준다"며 "피아노 악보가 오른손, 왼손 2단이라면, 오르간 악보는 오른손, 왼손, 발까지 3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의 앞꿈치, 뒤꿈치를 이용해 건반을 누르는데 악보에 이런 부분이 적혀 있지는 않다.
오르간을 처음 배울 때 발 건반을 오른발로 칠지, 왼발로 칠지, 앞쪽으로 칠지, 뒤쪽으로 칠지 감을 익힌다"고 말했다.
연주자마다 다리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보통 오르간은 의자의 높낮이도 조절할 수 있게 돼 있다.
간혹 옛날 오르간들은 이런 조절 기능이 없어 오르간에 매달려 있듯이 연주한 적도 있다고 유아라는 전했다.
발 연주뿐 아니라 오르가니스트는 손으로 거반을 치면서 옆에 높인 스톱도 조절해야 한다.
콘솔의 건반 양옆에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버튼이 스톱이다.
'16', '8' 등의 숫자가 쓰여 있는 버튼은 옥타브 차이를 주는 것으로 똑같은 건반을 치더라도 어떤 버튼을 누르냐에 따라 소리에 차이가 생겼다.
옥타브 차이뿐만 아니라 오르간의 음색 자체도 바꿀 수 있다.
유아라는 바순과 비슷한 소리를 들려주겠다며 버튼을 딸깍 누르더니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소리를 냈다.
롯데콘서트홀 오르간의 스톱은 68개로 각각 다른 음의 높이와 음색을 낸다.
오르간의 다채로운 소리는 이 스톱을 조합해 내는 것이다.
연주하는 도중 매번 스톱을 누를 수 없으니 스톱의 조합을 저장해 둔 메모리 버튼도 있다.
유아라는 "곡마다 다르지만, 다이내믹하게 변화가 많은 곡은 3마디를 연주하는 동안에도 버튼을 6∼7개 쓸 수 있다"며 "보통 공연을 한 번 준비할 때 스톱의 조합을 저장하는 메모리 작업만 해도 3∼4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원래는 피아니스트를 꿈꾸다 오르간의 매력에 빠져 오르가니스트가 됐다는 유아라는 "오르간의 소리는 무궁무진하다.
그게 바로 오르간의 매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연에서는 오르간 연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바흐의 '토카타와 푸카'를 비롯해 오르간 버전의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오케스트라와 트럼펫 연주자의 협연 느낌이 나는 클라크의 '트럼펫 볼런터리' 등을 들려드릴 것"이라며 "오르간의 이런 다양성을 관객들이 경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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