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칼럼] "생성형 AI 전성시대 모범답안은 분산·간접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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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관 삼성증권 랩운용팀장

생성형 AI 시대…효과적인 투자방법

2023년 주식장에서 Chat GPT 를 제외한다면?

챗GPT의 등장 이후 엔비디아를 비롯한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했다는 건 모두가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연초 이후 미국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꽤 많이 상승했다고 다들 체감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이런 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아래 차트에서 알수 있듯이 실제 S&P500 지수에서 AI와 관련된 20개 종목을 제외하고 나면 시장 상승폭은 매우 미미하다.

전반적인 통화 긴축 환경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I 관련 기업들의 모멘텀으로 시장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미 AI는 단순한 테마성 투자를 넘어, 전반적인 산업의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 주가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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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범위한 AI 생태계, 쉽지 않은 기업 선별

AI관련 산업은 우리가 쓰는 핸드폰이나 그안에 들어있는 반도체부터, 챗GPT와 같은 대형 언어모델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아래에 AI와 관련된 기업들을 간략히 정리해 보았다.

여기 정리된 구분과 참여기업들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AI반도체 대표기업인 엔비디아부터 대형 언어모델의 오픈AI 등 생성형 AI 관련하여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기업들도 있지만, 다소 생소한 스타트업 기업들도 대기업의 자회사이거나 파트너로서 빠른 성장을 이뤄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기존의 AI 관련 빅테크 기업 뿐만아니라 신생 기업들이 무수히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좋은 기업을 선별하여 투자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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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삼성증권

과거 혁신 기업 사례…쉽지 않은 종목 선택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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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loomberg, 삼성증권

과거에도 산업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었던 혁신적인 기업들은 항상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혁신 기업들 중 어떤 기업이 끝까지 살아남을지 사전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영역이다. 또한 성공적으로 혁신을 이끌 기업을 선별해낸다 하더라도 투자 시점에 따라 극도의 변동성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결국 버티지 못하고 손절매를 하는 등 매매와 관련된 의사결정 역시 개인 투자자에게는 쉽지 않은 부분이다.

테슬라를 예로 들어보자. 테슬라는 지금도 여전히 전기차 및 자율 주행 테마의 선두주자이자 의심할 여지없는 혁신의 아이콘과 같은 기업이다. 하지만 개별 종목으로서 테슬라의 주가 변동성은 개인 투자자가 감내하기에 매우 버거운 수준이다. 2021년까지 승승장구하던 주가를 보고 작년 초에 투자했다면, 올초 최대 -73%에 달하는 손실을 마주했을 것이다.

트위터 인수과정에서의 잡음, 각종 정치적인 발언으로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며 지난해 연초 400달러 선으로 출발했던 주가는 연말에 110불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주가는 다시 두 배 이상 오르긴 했지만, 1/4 토막 가까이 났던 주식을 연초에 용기있게 매수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사례를 보자. 2019년에 상장한 미국 기업 비욘드 미트는 콩이나 버섯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고기(대체육), 이른바 가짜 고기를 만드는 회사다. 환경 보호, 동물권 보호, 가치 소비 같은 키워드와 결합하면서 이 비욘드 미트는 혁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처럼 보였다. 주가 역시 25달러로 기업공개(IPO) 이후, 두 달여 만에 240달러에 육박하며 투자자들을 행복하게 했다.

하지만 대체육의 맛이 실제 고기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여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 건강에 좋지 않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현재 주가는 10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도 얼마든지 큰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

생성형 AI라는 산업·생태계가 혁신을 가져고 미래 우리 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산업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을 선별하여 투자하는 것은 또다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변동성을 줄여주는 포트폴리오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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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loomberg, 삼성증권

앞선 기업들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금융상품으로 접근했다면 어땠을까. 먼저 테슬라를 포함해 자율주행, 전기차 및 배터리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에 투자했을 경우를 비교해서 보겠다.

국내에서 전기차 테마의 가장 대표적인 간접투자 상품으로는 '한국투자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펀드'를 들 수 있다. 이 펀드 역시 지난해부터 경기 위축에 따른 자동차 산업 전반적인 수요 감소 우려가 불거지면서, 작년 한 해 절대 성과는 다소 마이너스였다.

하지만 차트를 보면 테슬라가 -73% 손실을 기록하는 동안 다른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선방해주며 포트폴리오 전체적으로는 성과를 잘 방어해냈다. 실제 투자하는데 있어서도 날마다 극심한 변동을 보이는 테슬라 주가에 일희일비 할 필요 없이 훨씬 마음 편하게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비욘드 미트의 사례도 살펴보자. 조금 더 시야를 넓혀, 관련 테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선택했더라면 어떨지 확인해보겠다. 차트에 보이는 ETF는 'US 비건 기후' 라는 ETF 로, 대체육을 포함해 비건, 환경 등 미래 지향적 테마에 투자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적절한 분산투자를 통해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극단적인 성과 저하를 막을 수 있고, 종목 발굴 실패에 따른 리스크도 줄일 수 있었다. 혁신기업으로 각광받던 비욘드 미트가 큰 손실을 안겨준 것과는 대조적으로, 장기적으로 유효한 비건 및 환경 관련 테마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과를 시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AI 투자도 변동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증권사·운용사들은 AI 시장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게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생성형 AI 관련된 기업들을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는 금융상품을 적시 개발하여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직 생성형 AI 기술 관련 기업에만 투자하는 ETF인 'CHAT'이 지난 5월18일에 상장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생성형 AI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를 지난 5월 15일에 론칭했고, 타임폴리오 자산운용은 글로벌 AI 인공지능 ETF를 5월에 상장시켰다. 글로벌 부띠크 운용사인 씨메틱(Thematic AM)의 자문을 받아 AI와 로보틱스 관련한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랩 상품도 출시되어 운용중에 있다.

투자자들마다 리스크를 수용,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이 천차만별이다. 리스크 감내 능력이 크고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는 AI관련 우량주 중심으로 직접 투자를 할 것이다. 다만, 본인의 리스크 감내 정도가 크지 않은데 최근 상승하는 주식시장을 보고 뛰어들었다가는 실패의 확률이 크다. 그런 투자자들의 경우 ETF, 랩, 펀드처럼 기업 분산을 통해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는 간접상품을 활용해, 변동성을 낮추고 조금더 마음 편한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