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원장, 푸틴에 "상황 어렵다" 보고…지난해 9월 주민투표로 병합
"러시아, 우크라 내 4개 점령지 지방선거 연기 검토"
러시아가 오는 9월로 예정된 지방 선거를 우크라이나에서 새로 병합한 4개 지역에서는 실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엘라 팜필로바 중앙선관위원장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보고에서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도네츠크주·루한스크주·자포리자주·헤르손주 등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 지역의 지방 선거를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 개시 이후 점령한 이들 4개 지역에서 지난해 9월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해 자국으로 병합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민투표와 병합 조치를 불법이자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이들 지역을 되찾을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4개 지역 모두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으로 인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팜필로바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4개 지역의) 상황이 몹시 어렵기 때문에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지역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고 상황이 극적으로 악화해 주민들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우리는 이 선거를 연기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럴만한 심각한 근거가 있으면 우리는 반드시 이 권리를 이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전쟁을 지휘하는 국방부 등과 필요한 협의를 했고, 선거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철저히 검토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알겠다"고 답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오는 9월 10일 21개 지역 정부 수장(주지사 등)과 20개 지역 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지방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러시아, 우크라 내 4개 점령지 지방선거 연기 검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