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3일 국무회의에 참석하며 차관으로서 첫 번째 일정을 시작했다. 장 차관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역도 여자 75㎏ 이상급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세계 역도계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 ‘한국 역도계의 전설’로 불렸다. 장 차관이 정부서울청사 국무회의장에서 관계자로부터 국무회의 시스템 사용법을 듣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깜짝 발탁된 장미란 용인대 교수가 3일 국무회의에 처음 출근하며 차관으로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장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흰 블라우스에 어두운색 정장을 입은 장 차관은 2차관석에 앉아 관계자들로부터 국무회의 시스템 사용법을 배웠다. 그는 때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교육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차관 배지를 달고 출근한 장 차관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장 차관에게 임명장을 건네면서 "길에서 만나면 몰라보겠네"라고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장 차관을 정책홍보 및 체육·관광 등을 담당하는 문체부 2차관에 발탁했다. 장 차관 내정자는 세계 무대에서도 역대 최고 역사(力士)로 평가된다. 2013년 현역에서 은퇴한 장 차관 내정자는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용인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2016년 용인대 교수로 임용됐다.장 차관 임명 소식에 야권 극렬 지지자들은 반발했다. 장 차관의 족적에는 관심 없이 '현 정부와 엮였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이에 대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차관을 향한 인신공격은 한마디로 수준 이하"라며 "탁월한 올림픽 업적과 학문적 전문성을 갖춘 스포츠 영웅을 진영논리에 따라서 욕보이는 병든 정치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장 차관은 문체부를 통해 발표한 임명 소감에서 "스포츠 현장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은 공정·상식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생활체육을 통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이 스포츠와 관광 정책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체육인들의 복지를 면밀히 살피고 체육인들의 위상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김완섭 기획재정부 2차관과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오영주 외교부 2차관, 문승현 통일부 차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임상준 환경부 차관,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에 임명장을 전달했다.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 백원국 국토부 2차관,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도 임명장을 받았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여자 역도의 전설로 불리는 장미란 용인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깜짝 발탁한 가운데, 친민주당 성향 네티즌들의 비난이 도를 넘고 있다. 인물의 족적에는 관심 없이 '현 정부와 엮였다'는 단순한 이유로 무자비한 반응을 쏟아낸다. 정치권에서는 혐오를 정쟁에 이용하는 정치권이 먼저 자성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장 교수(이하 차관 내정자)를 정책홍보 및 체육·관광 등을 담당하는 문체부 2차관에 발탁했다. 장 차관 내정자는 세계 무대에서도 역대 최고 역사(力士)로 평가된다. 2005∼2009년 세계역도선수권 4연패(2005·2006·2007·2009년)를 이뤘고, 올림픽에서는 금메달(2008년 베이징), 은메달(2004년 아테네), 동메달(2012년 런던)을 모두 목에 걸었다. 2013년 현역에서 은퇴한 장 차관 내정자는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용인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2016년 용인대 교수로 임용됐다.정치권에서는 이런 장 차관 내정자의 족적을 두고 '현장과 이론을 두루 겸비했다'는 호평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투철한 자기관리가 있었겠냐"고 평가했다. 심지어 민주당에서도 장 차관 내정자를 비판하진 못했다. 다른 개각 인사들에 대해선 맹렬히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장 차관 내정자를 겨냥하는 내용은 논평에 담지 못한 것이다. 이에 여권 관계자는 "장 차관 내정자 인선이 야당의 허를 찔렀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하지만 친민주당 성향 네티즌들은 장 차관 내정자의 윤석열 정부행(行)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현 정부와 자신들의 철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쉬움을 드러내는 정도가 아니라 장 차관 내정자의 인격 자체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모습이다. 이들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거지 같은 정권에서 한자리하고 싶겠나", "예전부터 뭔가 꺼림칙한 부분이 있다고 느껴왔다", 독재정권 아래서 임명직 공무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우린 독재정권의 부역자라고 부른다", "이번 정권 정부에서 주는 상을 거부하는 분들도 있다" 등의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이런 모습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큰 활약상을 그린 조규성 선수가 김건희 여사와 '셀카'를 찍었다는 이유로 돌연 16강 영웅에서 역적 취급을 받게 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조규성은 지난해 12월 8일 윤 대통령 초청으로 가진 청와대 영빈관 만찬에서 김 여사와 셀카를 찍었다가 친민주당 성향 네티즌들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테러를 당한 바 있다. 당시 네티즌들은 "생각 좀 하고 살자", "몸만 키우지 말고 머리도 좀 채워라" 등 인신공격성 댓글을 달았다. 또 배구선수 김연경도 지난 1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당시 후보)와 사진을 찍었다가 "식빵 언니, 우파였나. 실망이다" 등 악플 세례를 받았다.한 초선 의원은 "일부 소수 네티즌의 혐오만을 문제 삼을 게 아니라 혐오를 이용하는 정치권이 먼저 자성하고 또 자정할 문제"라며 "극단적인 목소리를 내는 소수 네티즌의 표피적인 반응을 다수의 여론인 것처럼 오인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장 차관 내정자는 문체부를 통해 발표한 임명 소감에서 "스포츠 현장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은 공정·상식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며 민 여러분께서 생활체육을 통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한국 여자 역도의 전설’ 장미란 용인대 교수(39·사진)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깜짝 발탁됐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2008년 베이징올림픽)가 차관직에 오른 건 그가 처음이다.정부는 29일 장 교수를 정책홍보 및 체육·관광 등을 담당하는 문체부 2차관에 임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장 교수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물”이라며 “대중문화의 BTS처럼 장 교수가 한국 체육계에 새바람이 불게 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장 교수는 이날 “스포츠 현장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은 공정, 상식과 일맥상통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이 스포츠 정책과 관광 정책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국가대표 출신이 차관에 임명된 건 장 교수가 세 번째다. 2013년 사격의 박종길, 2019년 수영의 최윤희가 문체부 제2차관을 맡았다. 이들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다.장 교수는 강원 원주공업고, 고려대 체육교육학과를 거쳐 성신여대에서 체육학 석사, 용인대에서 체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 교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인상 140㎏, 용상 186㎏, 합계 326㎏로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한국 여자 역도에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선 은메달을,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땄다. 이외에 세계선수권대회 4연속 제패, 한국 여자 역도 사상 최초로 그랜드슬램 달성(아시아선수권·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올림픽), 전국체육대회 10년 연속 3관왕 등을 휩쓸었다.2013년 은퇴 후에는 장미란재단을 통해 사회적 배려계층을 위한 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정부 관계자는 “장 교수는 1977년 만 39세에 임명된 서석준 당시 경제기획원 차관 이후 첫 30대 차관이 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1983년 10월 9일생으로 만 나이 기준 현재 39세다.조희찬/오형주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