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시가총액 3조 달러(약 3952조원)를 돌파했다. 3조 달러 시장가치는 전 세계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순위로 따졌을 때 세계 7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애플은 올해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인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2.31% 오른 193.97달러(25만5500원)에 마감했다. '3조 달러 클럽'의 기준선인 주당 190.73달러를 넘어서며 시가총액 3조510억 달러(4019조원)를 기록했다.

애플은 지난해 1월 3일 장중 3조 달러를 넘어선 적이 있으나, 종가 기준으로 3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총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2조5320억 달러(3335조원)보다는 약 20% 더 큰 규모에 해당한다.

이는 국가 GDP로 따졌을 때 세계 7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2021년 국가별 GDP 순위에서 6위 영국은 3조1589억 달러, 7위 프랑스는 2조9234억 달러다. 우리나라 GDP(1조7219억 달러)와 비교하면 1.7배에 달하기도 한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년 만에 감소하는 등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올해 주가 상승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으나, 아이폰 판매를 발목 잡았던 중국에서의 공급망 문제가 해소되고 고가폰 판매 지속과 서비스 부문 성장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나아가 이달 초 처음 공개했던 공간형 컴퓨터 '비전 프로'가 아이폰을 이을 차세대 기기로 주목받으면서 애플의 시장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월가에서는 잇따라 애플 목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 29일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목표 주가를 240달러(31만6000원)로 제시했다.

대니얼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회의론자들이 애플에 대해 성장 스토리가 깨졌다고 말했지만 애플이 지난 18개월 동안 중국 공급망 문제와 경기 둔화라는 도전을 헤쳐 나가며 '성장의 르네상스'로 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년 이내에 애플 시가총액이 4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