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 보도…"우크라는 자포리자 원전 사고 상정 대처 훈련"
"우크라 카호우카 댐 붕괴 사망자 100명 넘어…수위 지속 하락"
이달 초 발생한 우크라이나 남부 카호우카 댐 폭파·붕괴 사고 사망자가 100명을 넘었다고 CNN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의 전날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지난 24~25일 양일에만 60구 이상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소개했다.

사망자 수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측 희생자 모두를 합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은 구체적 사망자 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CNN은 앞서 지난 18일 카호우카 댐 붕괴 사고로 우크라이나 측에서 16명, 러시아 측에서 29명 등 45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댐 붕괴 사고 사망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서 사고를 수습해 나가는 과정에서 시신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이 폭발과 함께 붕괴하면서 드니프로강 하류 수십 개 마을이 물에 잠기고 주민들이 대거 대피하는 재난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댐을 폭파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댐이 무너졌다고 맞섰다.

사고로 댐 시설에 보관 중이던 기름이 대량 유출되고, 인근 지역에 매설됐던 지뢰가 무더기로 유실되면서 환경 재앙이 뒤따를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현재 카호우카 댐이 가로지르는 드니프로강의 동안 지역은 러시아군이, 서안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다.

붕괴 사고 이후 댐 저수지 수위는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자포리자주 멜리토폴 지역 수장 안드레이 시구타는 이날 "현재 카호우카 댐 저수지 수위는 6m 정도고, 계속 내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붕괴 사고 전 저수지 정상 수위는 16m 정도였다.

시구타는 "저수지 수위가 얕아지면서 드니프로 강물을 용수로 사용해온 사람들이 우물을 개발하는 등 대체 수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후 카호우카 댐 저수지 물을 냉각수로 사용해온 인근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원전 안전을 위해선 원자로 연료봉 과열을 막는 냉각수 공급이 필수적인데 냉각수를 공급해온 카호우카 댐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면서 원전 사고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원전 상황 감시를 위해 현장에 전문가팀을 파견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22일 "수개월간 버틸 수 있는 충분한 물을 비축한 다양한 수원들로부터 냉각수를 공급받아 자포리자 원전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자포리자주 지역에선 이날 자포리자 원전 비상 상황을 상정한 대처 훈련이 실시됐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유리 말라시코 자포리자 군정 수장은 "자포리자시와 인근 지역에서 행정기관과 민방위 당국 등이 참여한 훈련이 실시됐다"면서 "훈련 목적은 자포리자 원전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모든 기관이 취할 조치를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일 원전으론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은 자포리자주 서북부 도시 에네르호다르 인근의 드니프로강 동안에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해 3월부터 러시아군이 시설을 점령 중이지만 발전소 운영은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맡고 있다.

"우크라 카호우카 댐 붕괴 사망자 100명 넘어…수위 지속 하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