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미국에 6000억 규모 물류센터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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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이 해양수산부 산하 금융 지원 기관인 해양진흥공사와 함께 미국에 6000억원 규모의 물류센터를 구축한다.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다. 민·관이 공동으로 해외에 국가 물류망을 건설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28일 CJ대한통운 미국 법인이 시카고, 뉴욕 등에 보유한 총 36만㎡ 규모 3개 부지에 첨단 물류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부지 면적 합계만 국제 규격 축구장 50개 규모다. CJ대한통운은 보유 부지를 제공하고, 해양진흥공사는 건설을 위한 금융권 자금 조달을 지원할 예정이다. 물류 센터 운영을 맡게 될 CJ대한통운은 데이터·AI(인공지능)를 활용한 물류 예측 시스템, 자율주행 운송 로봇(AMR), 무인지게차(AFL), 스마트 패키징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 착공 후 2027년까지 최종 완공되면 K상품의 북미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배터리 부품·소재 업체가 국내에 수출품을 보관하다 주문이 들어올 때 납품하려면 최소 1~2개월이 소요된다. 앞으로 미국 CJ대한통운의 물류센터에서 납품하게 되면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는 “수출 기업과 이커머스 판매자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글로벌 공급망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와 김 사장은 지난 19일 미국 일리노이주 데스플레인스 소재 CJ대한통운 미국법인에서 해외 인프라 개발을 위한 ‘북미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했다.
자체 물류 기지를 운영하기 힘든 중소 협력사들로선 현지 물류사에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할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CJ대한통운이 운영하는 시설을 이용하게 되면 이 같은 고충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정부는 엔데믹과 이로 인한 공급망 재편에 따른 글로벌 물류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왔다. 해운업 재건을 위해 정부 출자 기관으로 설립한 해양진흥공사가 북미 물류망 확충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항만공사 역시 미국에 물류센터 구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우 해양수산개발원(KMI) 본부장은 “코로나 이전만 해도 미국의 물류망은 로스앤젤레스(LA)나 시애틀 등 서부의 물류 허브를 중심으로 미전역에 뿌려지는 방식이었다”며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코로나19 같은 블랙스완 급 변수가 생기면 물류망 전체를 마비시키는 단점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물류 허브 외에 주요 거점에 물류 센터를 구축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탈중국, 미국향’이 거부할 수 없는 요구 조건이 된 것도 양사가 미 동남부에 주목한 이유다. 산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지을 예정이고,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애리조나주 등에 공장을 지을 예정”이라며 “미국 진출 기업들은 값비싼 서부보다는 노동 비용이 저렴하고, 세제 혜택 등이 많은 지역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우드는 도로·철도 병행 운송이 가능한 육상 물류 중심지로 평가받는다. 미국 대형 화물 철도 기업인 BNSF와 유니온퍼시픽의 터미널이 가까이에 있다. 엘우드의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 물품이 입고되면 미국 전역에 1~2일 내 수·배송이 가능하다.
데스플레인스는 미국 최대 화물 공항인 오헤어 공항과 가깝다. 미국의 3대 도시 중 하나인 시카고와 인접해 있어 미국 소비재 시장에 진출하려는 ‘K셀러’의 물류 수요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카커스 역시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뉴욕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해양진흥공사와의 협력으로 CJ대한통운은 북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지 수요와 물류 분야 강점에 맞춰 최적의 물류 운영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신규 물류센터와 기존 미전역에 걸쳐 운영 중인 57개 물류센터와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미국 사업 혁신성장의 지렛대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로 미국 내 고용 유발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고용 5백명 및 물류센터 건설로 인한 고용 유발 등 가시적 기여를 넘어 한미 경제동맹 강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 대미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5% 증가한 286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같은 기간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72억 달러로, 미국은 한국의 1위 무역 흑자국에 올라섰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전자상거래 수출 규모는 3억 2,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8% 증가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양사는 28일 CJ대한통운 미국 법인이 시카고, 뉴욕 등에 보유한 총 36만㎡ 규모 3개 부지에 첨단 물류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부지 면적 합계만 국제 규격 축구장 50개 규모다. CJ대한통운은 보유 부지를 제공하고, 해양진흥공사는 건설을 위한 금융권 자금 조달을 지원할 예정이다. 물류 센터 운영을 맡게 될 CJ대한통운은 데이터·AI(인공지능)를 활용한 물류 예측 시스템, 자율주행 운송 로봇(AMR), 무인지게차(AFL), 스마트 패키징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 착공 후 2027년까지 최종 완공되면 K상품의 북미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배터리 부품·소재 업체가 국내에 수출품을 보관하다 주문이 들어올 때 납품하려면 최소 1~2개월이 소요된다. 앞으로 미국 CJ대한통운의 물류센터에서 납품하게 되면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는 “수출 기업과 이커머스 판매자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글로벌 공급망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와 김 사장은 지난 19일 미국 일리노이주 데스플레인스 소재 CJ대한통운 미국법인에서 해외 인프라 개발을 위한 ‘북미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응 위한 첫 민관 합작품
해양진흥공사와 CJ대한통운이 시카고, 뉴욕 인근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한국 대표 제조 기업들은 잇따라 미국에 대형 제조 공장을 짓고 있다.자체 물류 기지를 운영하기 힘든 중소 협력사들로선 현지 물류사에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할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CJ대한통운이 운영하는 시설을 이용하게 되면 이 같은 고충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정부는 엔데믹과 이로 인한 공급망 재편에 따른 글로벌 물류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왔다. 해운업 재건을 위해 정부 출자 기관으로 설립한 해양진흥공사가 북미 물류망 확충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항만공사 역시 미국에 물류센터 구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우 해양수산개발원(KMI) 본부장은 “코로나 이전만 해도 미국의 물류망은 로스앤젤레스(LA)나 시애틀 등 서부의 물류 허브를 중심으로 미전역에 뿌려지는 방식이었다”며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코로나19 같은 블랙스완 급 변수가 생기면 물류망 전체를 마비시키는 단점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물류 허브 외에 주요 거점에 물류 센터를 구축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탈중국, 미국향’이 거부할 수 없는 요구 조건이 된 것도 양사가 미 동남부에 주목한 이유다. 산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지을 예정이고,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애리조나주 등에 공장을 지을 예정”이라며 “미국 진출 기업들은 값비싼 서부보다는 노동 비용이 저렴하고, 세제 혜택 등이 많은 지역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북미 물류 경쟁력 확장
CJ대한통운이 내년 1분기부터 착공해 2026~2027년에 순차적으로 문을 열 3곳의 물류센터는 일리노이주 엘우드, 데스플레인스와 뉴저지주 시카커스다. 물류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나가 있는 물류회사들은 대부분 특정 화주만을 위한 서비스를 해왔다”며 “이번에 양사가 최대 6000억원을 투자해 짓기로 한 물류센터는 단독으로 물류 시설을 운영하기 힘든 중견·중소 수출업체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엘우드는 도로·철도 병행 운송이 가능한 육상 물류 중심지로 평가받는다. 미국 대형 화물 철도 기업인 BNSF와 유니온퍼시픽의 터미널이 가까이에 있다. 엘우드의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 물품이 입고되면 미국 전역에 1~2일 내 수·배송이 가능하다.
데스플레인스는 미국 최대 화물 공항인 오헤어 공항과 가깝다. 미국의 3대 도시 중 하나인 시카고와 인접해 있어 미국 소비재 시장에 진출하려는 ‘K셀러’의 물류 수요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카커스 역시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뉴욕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해양진흥공사와의 협력으로 CJ대한통운은 북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지 수요와 물류 분야 강점에 맞춰 최적의 물류 운영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신규 물류센터와 기존 미전역에 걸쳐 운영 중인 57개 물류센터와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미국 사업 혁신성장의 지렛대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로 미국 내 고용 유발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고용 5백명 및 물류센터 건설로 인한 고용 유발 등 가시적 기여를 넘어 한미 경제동맹 강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 대미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5% 증가한 286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같은 기간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72억 달러로, 미국은 한국의 1위 무역 흑자국에 올라섰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전자상거래 수출 규모는 3억 2,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8% 증가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