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터) 고용량 제형의 승인을 거절했다. 개발사인 미국 리제네론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8.71% 하락했다.

리제네론은 FDA로부터 아일리아 8mg 제형의 품목허가신청(BLA)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아일리아는 리제네론과 독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안과질환 치료제다. 습성황반변성(wAMD)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당뇨병성망막증(DR)에 대한 치료제로 쓰인다.

리제네론은 환자의 투여 간격을 늘리기 위해 아일리아의 고용량 제형을 개발 중이다. 기존 제형의 8주에서 고용량 제형의 12주 혹은 16주로 투여 간격을 늘려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FDA는 완제의약품 생산을 맡은 외부 충진업체(third-party filler)에 대한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CRL을 발행했다. 리제네론에 따르면 CRL에서 아일리아의 효능 및 안전성, 임상 설계, 원료의약품 등의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추가적인 임상이나 자료 요청도 없었다고 했다.

리제네론은 빠른 품목허가를 이끌기 위해 충진업체와 협력하겠다고 했다. 향후 유럽 일본 등에 품목허가를 제출할 계획이다.

리제네론은 이날 DME에 대한 고용량 아일리아의 2년 투여 임상 결과도 발표했다. 무작위 배정된 DME 환자를 대상으로 최초 5개월간 월 3회 투여하고, 이후에는 12주 혹은 16주 간격으로 투여 간격을 변경했다. 임상 기간에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면 투여 간격을 줄였다.

그 결과 12주 투여군의 93%는 1년간, 89%는 2년간 12주 투여 간격을 유지했다. 16주 투여군은 1년 및 2년 유지한 환자가 각각 89%와 83%를 기록했다.

wAMD에 대한 2년 투여 결과는 올 3분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리제네론, 내년 5월 17일까지 미국 독점권 보유

아일리아의 미국 판권은 리제네론이, 미국 외의 판권은 바이엘이 가지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매출 96억5000만달러(약 12조원)를 기록했다.

아일리아의 미국 물질 특허는 지난 16일 만료됐다. 하지만 지난 2월 미숙아 망막질환에 대해 FDA의 품목허가를 받으며 소아과 독점권(pediatric exclusivity) 조항이 적용됐다. 이로 인해 아일리아의 미국 내 독점권은 내년 5월 17일까지 연장됐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천당제약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알테오젠 등이 각각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3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에 대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원조약인 아일리아 대비 동등성을 입증했다. 현재 비공개 상대방에 대한 ‘SCD411’의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 ‘바인딩텀시트’(Binding Term Sheet) 계약을 맺고 세부 조건에 대해 논의 중이다. 삼천당제약은 내달 3일을 본계약 체결 예상 시기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4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B15’의 최종 결과를 미국 시력안과학회(ARVO)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SB15는 1차 평가 지표인 56주차 최대 교정시력(BCVA)이 아일리아 대비 유사하게 개선됐다.

셀트리온은 아일리아와의 동등성을 확인한 ‘CT-P43’ 24주차 3상 중간 결과를 지난 4월 공개했다. 연내 52주차 임상을 마치고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알테오젠은 자회사 알토스바이오로직스를 통해 ‘ALT-L9’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3상 환자 모집을 마쳤다. 2025년 상반기에 품목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기술이전도 추진 중이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28일 09시 43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