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배당주 투자는 겨울보다 여름"…서프라이즈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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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 지급 후 소외됐다가 여름에 주가 오르는 경향성”
화천기공·대한제강, 작년 주당배당금 높이며 배당수익률 ‘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찬 바람 불면 배당주’라는 증시 격언이 틀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배당주의 상대적인 성과가 오히려 여름에 더 좋았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에서 퀀트 분석을 담당하는 김재은 연구원은 7월 월간공유 자료를 통해 “역사적으로 배당주의 성과는 1분기에 부진하고 3분기에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의 고배당 종목의 월별 수익률을 배당을 주지 않는 종목과 비교한 상대 성과는 1년 중 8월이 가장 높았고, 7월이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6월과 11월의 성과는 비슷했지만, 7월과의 격차가 컸다.
[마켓PRO] "배당주 투자는 겨울보다 여름"…서프라이즈 종목은?
김재은 연구원은 유명한 증시 격언과 퀀트 분석의 결과가 달랐던 배경에 대해 “한국 상장사들은 12월 결산법인이 많고, 시장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가치주나 민감주가 고배당주에 많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연말에 배당 권리를 받은 직후인 1~3월에는 주가 흐름이 좋지 않고, 2~3월께 배당금을 받은 뒤 4~5월에는 다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져 주가가 횡보하지만, 이후에는 다시 주가가 오른 사례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연구원은 “배당금 서프라이즈가 가능하고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업종 및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의 조언에 따라 한경 마켓PRO는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작년 연간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이면서 과거 10년 평균을 큰 폭으로 웃돈 종목을 추렸다. 최근 배당수익률과 과거 평균은 표준편차로 비교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작년 배당수익률이 과거 평균을 가장 큰 폭으로 웃돈 종목은 일성신약이다. 2020년까지 배당수익률은 1% 미만이었고 2021년에도 1.01%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무려 23.67%에 달했다. 2021년도까지는 주당 배당액이 몇백원 수준이었지만, 작년에는 2만원으로 튀었다.

다만 올해는 작년 수준의 배당 규모를 유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작년엔 회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의 차익이 반영되면서 과거 몇십억원 수준이던 당기순이익이 1050억원을 기록했고, 윤석근 일성신약 회장이 만기가 짧은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해 회사 주식을 사들인 일회성 요인이 컸기 때문이다.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폭이 두 번째로 큰 종목은 화천기공이다. 10년 평균 매당수익률은 3.23%지만, 작년에는 8.16%로 튀어 올랐다. 과거 750~1500원 수준으로 지급하던 주당배당금을 작년에는 2500원으로 늘렸다.

대한제강의 박년 배당수익률은 7.19%로, 과거 10년 평균(3.18%)보다 2.76표준편차가 높았다. 이 회사는 대체로 과거엔 500원 미만의 주당배당금을 지급하다가, 작년에는 780원으로 올렸다.

6~8월 높은 성과를 기대하고 고배당 종목에 투자하는 아이디어의 영향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김재은 연구원은 “퀀트 분석은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지만, 최근 들어 중간·분기 배당을 하는 상장사가 늘고 있다”며 “상장사의 결산월이 다양하고 분기 배당이 활성화된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여름에 배당주들의 성과가 좋은 계절성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