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유인 달 탐사선 소재…도경수 "진짜 달에 왔다 상상" 설경구 "작품 선택한 이유는 김용화…시나리오 읽을 필요도 없어"
"'신과 함께'로 저승의 이미지를 만들어봤잖아요.
어릴 때부터 꿈꾸고 동경한 우주와 달도 지금의 한국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도전장을 내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신과 함께' 시리즈를 통해 한국 시각특수효과(VFX) 기술의 진일보를 보여준 김용화 감독이 이번에는 우리나라 영화로는 최초로 유인 달 탐사선을 소재로 한 신작을 선보인다.
김 감독은 27일 서울 CGV용산아이파이크몰에서 열린 '더 문' 제작보고회에서 "시청각적 쾌감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영화를 만들려 했다"며 "관객들이 실제로 달에 와 있고 우주를 체험하고 극장을 나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8월 2일 개봉하는 '더 문'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 분)와 그를 필사적으로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그간 한국 콘텐츠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우주와 달, 우주센터, 우주선 등을 얼마만큼 생생히 구현해낼 수 있냐는 게 숙제였다.
김 감독은 "'신과 함께'를 만들 때는 '한국에서 판타지 장르의 영화는 절대 안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또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문'은 시각적으로는 '그래비티'나 '인터스텔라' 등 우주 배경의 할리우드 영화를 한단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들 영화와는 다른 극적 구조도 있어서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제작비 약 280억원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더 문'의 세트와 배경은 실제 소품과 시각특수효과 기술을 적절히 조합해 만들어졌다.
실제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쓰는 부품을 활용해 우주선을 만든 것은 물론, 월면차는 당장 달 표면에서 타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됐다고 한다.
한국 영화 최초로 프리미엄 HDR(High Dynamic Range) 영상 기술인 '돌비 비전'과 첨단 공간 음향 기술 '돌비 애트모스'를 모두 적용한 방식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가 전문 연구기관으로부터 조언도 받았다.
김 감독은 "시나리오의 요소 하나하나를 자문했는데, 박사님들이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을) 저보다 더 염원하시더라"라며 "한국에서 꼭 (우주 배경의)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다시피 했다"고 전했다.
배우들은 기대 이상으로 구현된 세트장을 보고는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NASA 우주정거장 총괄 디렉터 문영을 연기한 김희애는 "(우주 관련) 미국 드라마나 외국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언제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곤 했다"며 "'더 문'을 촬영하는 동안 우리나라가 이 정도까지 왔다는 게 굉장히 소름 돋고 배우로서 흥분됐다"고 말했다.
도경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우주 영화가 만들어지는 게 마냥 신기했다"며 "진짜 달에 와 있다고 상상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설경구는 "우주 배경의 영화가 관객에게 익숙한 그림일 수 있지만 김 감독님의 손에서 한국적으로 재탄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신인 감독 시절 우연히 한 카페에서 설경구를 만난 17년 전 일화를 소개하면서 "언젠가 작품을 함께하자고 했는데, 이번에 시나리오를 쓰자마자 생각난 인물이 설경구 씨였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캐스팅 제안을 받고서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참여를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김용화'"라며 "김 감독님이라면 나를 믿고 맡겨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