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영 표방' 양향자 신당에 현역 합류 없어…梁 "소속 정당 알깨고 나올 분 없어"
금태섭 신당 측 "기성 정치인 아닌 각계 유능한 인재 주축"…여야 "현역 합류 없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한국의희망'이 26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면서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제3지대'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앞서 금태섭 전 의원이 '수도권 중심 30석'을 목표로 하는 신당 창당 계획을 공식화했고, 야권에서도 재창당을 추진하는 정의당을 중심으로 제3 정치세력과의 연대 논의가 꿈틀거리는 형국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 두 신당은 합류하는 현역 의원이 '0명'이라는 점에서 피급력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 나온다.

30% 무당층에 총선 앞두고 깃발든 '제3지대'…폭발력은 '글쎄'(종합)
한국의희망 창당위원장을 맡은 양 의원은 이날 발기인대회 인사말에서 "진영 논리와 부패에 빠진 나쁜 정치, 낡은 정치, 특권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시대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라며 신당의 지향점을 밝혔다.

거대 양당이 정쟁만 반복하며 국민을 뒷전으로 하고 있다는 진단 아래 '탈(脫) 진영'을 기치로 기존 여의도 정치에 실망한 표심을 흡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금 전 의원 주도의 신당 준비모임인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은 이날 첫 영입 인사로 편의점 점주이자 작가인 곽대중 씨가 대변인으로 합류했다고 발표했다.

곽 씨는 지난 4월부터 국민의힘 민생특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모임 측은 보도자료에서 "기성 정치인을 중심으로 만드는 선거용 신당이 아니라 20∼40대 연령대의 각계 유능한 인재들이 주축이 된 서민·민생 정당으로 한국 정치의 중심에 설 것"이라며 인선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같은 3지대 움직임은 한국갤럽의 지난 20∼22일자 조사 결과(만 18세 이상 1천명 대상·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무당층의 비율이 29%를 기록하는 등 여론 흐름과도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러나 제3지대 신당이 창당된다고 해도 무당층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현재 거론되는 신당들의 경우 뚜렷한 집권 플랜이나 비전도 알려지지 않은 데다, 무엇보다도 '인물'이 부족해 총선을 앞두고 파괴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때는 안철수 의원과 호남 지역 의원들이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 당시 총선에서 38석을 차지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안 의원의 2017년 대선 패배, 2022년 대선 단일화 과정에서 분당·합당 등을 거치며 국민의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정치권은 사실상 양당 체제로 회귀했다.

30% 무당층에 총선 앞두고 깃발든 '제3지대'…폭발력은 '글쎄'(종합)
특히 두 신당이 주목할만한 인재 영입에 성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많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제3지대에서 간신히 성공했다고 볼만한 사례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나 안철수 의원 '급' 정도의 기반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 때였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도 "옛날엔 주목받는 사람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없지 않느냐"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를 통해 "개인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적 목소리마저 나온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양당 모두 자당에서 합류하는 현역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분위기다.

재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정의당도 '금태섭·양향자' 신당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날 한국의희망 발기인대회에는 취재진을 포함해 200명이 훌쩍 넘는 인파가 모였지만, 이중 양 의원 외에 현역 의원은 "그냥 축하하러 왔다"며 10여분 간 머물다가 자리를 뜬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가 전부였다.

양 의원을 제외하고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현역 의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 의원은 대회 후 그간 무성했던 '현역 5명 합류설'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관심 보이는 분들은 상당히 많이 계셨으나, 지금의 소속된 정당의 알을 깨고 나오실 분은 없다고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30% 무당층에 총선 앞두고 깃발든 '제3지대'…폭발력은 '글쎄'(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