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외무부 반발…우크라 대사 초치 예정
주이스라엘 우크라 대사관 "이스라엘 중립 주장하지만 친러"
주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주재국 정부를 '친(親) 러시아' 성향으로 규정하고 비판해 파장이 일고 있다.

주이스라엘 우크라 대사관은 2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게시한 성명에서 "현 이스라엘 정부가 러시아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길을 택한 데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성명은 이어 "이스라엘의 인도적 지원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2023년 상반기에 벌어진 논란의 행사들이 이를 입증한다"면서, 이스라엘 외무장관의 지난 2월 결실 없는 우크라 방문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관련 언론 인터뷰 여러 건을 그 사례로 꼽았다.

대사관 측은 지난 1년 반 동안 네타냐후 총리의 성명은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무기를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한 항변에 초점이 맞춰졌고,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에 있던 서방 무기가 시리아와 이란 정부에 이전된다는 허구와 억측까지 나왔다고 비난했다.

반면,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러시아 외무부와 2차례 고위급 회담을 성공리에 마쳤고, 예루살렘에 추가 외교 공관 설치에도 합의하면서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를 '큰 성취'로 묘사했다고 대사관 측은 꼬집었다.

성명은 더욱이 이스라엘 외교관들이 러시아 대사관 주최 행사에 참석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의 정기적인 반유대주의 발언을 묵인하는 것은 노골적인 '도덕적 경계' 무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명은 끝으로 "많은 유대인을 포함한 우크라 국민이 러시아의 미사일과 이란 드론에 피를 흘리는 와중에 이스라엘 지도부는 '중립'이라는 말 뒤에 숨어 러시아와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정부의 중립은 친러시아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예브겐 코르니추크 주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러시아 문제가 복잡하지만, 개전 후 지금까지 이스라엘은 우크라 편에 서 있었다"며 "또 이스라엘은 올해 우크라이나에 2천200만달러(약 287억원) 상당의 인도적 지원을 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항변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군사적 이해관계 문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해왔다.

특히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의 저고도 방공시스템인 아이언돔 등 방어용 무기 지원 요청도 거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