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민의힘 싫다고 모이자는 식의 신당은 어려워"
"해산 후 창당? 실현가능성 없어… 진보당과 공동 공천전략 추진"
이정미 "제3세력과 '혁신 재창당'"…금태섭·양향자엔 선긋기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25일 "노동·녹색 등 제3정치세력과 통합·연대해 '혁신 재창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의당 경계를 더 넓게 확장하고 더 깊게, 아래로 향하려 한다.

정의당 비전에 동의하면서 기득권 양당 체제를 뛰어넘겠다는 세력과 만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의당은 전날 전국위원회에서 제3의 정치세력과의 신당 추진안을 결의했다.

당내 신당 추진 사업단을 구성해 9월 중순께 구체적 신당 추진안을 정하고, 9월 말∼10월 초 당 대회를 열어 이를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어제 당이 결정한 신당 추진안은 우리 기준에 부합하는 세력이라면 통합과 합당을 통해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거대 양당을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는 하나의 당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정의당이 항상 새기는 사명은 바로 진보 정치"라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양당(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외곽 세력들의 무분별한 이합집산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금태섭·양향자 신당과도 함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분들의 신당 창당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

그들이 살아온 궤적과 정당을 선택해온 과정을 보면 그분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안철수·유승민과 같은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창당했다가 명멸했던 과정을 지켜봐 왔다"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싫다고 모이자는 식의 신당 추진 방식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정미 "제3세력과 '혁신 재창당'"…금태섭·양향자엔 선긋기
이 대표는 '통합·연대하겠다는 제3의 정치세력의 구체적 실체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크게 3가지 축을 생각하고 있다"며 "노동시민사회와 녹색당을 포함한 기후정치세력, 그리고 '로컬 파티'와 같은 지역정치세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보당과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존에 하나의 당에서 분열하는 과정을 거치며 여러 아픔과 상처가 있었다"며 "인위적 통합보다는 내년 총선 과정에서 공동의 공천 전략 등을 추진하면서 신뢰 토대를 하나씩 쌓아나가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내 일각의 '당 해산 후 신당 창당' 주장에 대해서는 "당을 해산하면 누가 신당을 추진하느냐"라며 "이런 말은 실현 가능성도 없고 당의 결정에도 반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신당의 당명과 관련해서는 "집에 간판을 다는 일은 맨 마지막에 하는 것이다.

9월 말 10월 초에 있을 당 대회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당의 지향이나 가치, 비전에 걸맞은 당명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선거제 개편을 앞두고 '의원정수 축소'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현역 의원들의 특권을 늘리자는 말의 동어 반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김기현 대표가 나쁜 포퓰리즘으로 국민 지지를 끌어오려는 의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국회에 불신과 해악을 끼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늦어도 7월 말까지는 선거제 개편 문제를 결정지어야 한다.

합의가 어렵다면 위성정당 폐지 규정만 넣어서라도 선거를 치르자"고 했다.

/연합뉴스